아는만큼 보인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배②

진실의 역사

박물관에서 본 우리 역사 -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배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물 가까운 곳에 터를 잡고 살아왔습니다.

그래서인지 사람 사는 곳 가까이에서는 작은 연못부터 강과 호수, 바다를 만날 수 있습니다.

옛날 사람들은 이 물을 어떻게 바라봤을까요?

아마도 생활 터전으로 삼아, 민물은 식수로 사용했을 것이고 물속에 있는 풍부한 먹거리를 얻기 위한 노력을 했을 것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깊은 물로 들어가고자 아주 오랜 옛날부터 배 만들기를 빈번히 시도하고 연구하였습니다.

인류는 먼 과거의 시간 이래로 여러 가지의 배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선조들과 배 이야기를 같이 해 볼까 합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가장 오래된 배’ 하면 이집트나 중동 지역을 주로 떠올리지만, 현존하는 유물로 가장 오래된 배는 대한민국에 있습니다.

 

분업적 조직 사회

기술 이야기에 덧붙여서 8천 년 전 배 만들기가 알려 주는 다른 면모를 살펴보겠습니다.

앞서 나무를 다루는 지혜, 배를 만드는 기술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시야를 조금 더 확대해서, 배를 만드는 사람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200년 된 소나무라면 둘레만 해도 대충 어른 둘이 마주 안아야 손을 잡을 정도였을 겁니다.

비봉리 목선에서 가장 두터운 부분의 폭이 62cm였으니 적어도 지름이 80~90cm 정도에 길이가 5m는 되어야 배를 만들 수 있다고 가정하면, 나무 무게가 얼마나 될까요?

 

어떤 TV 프로에서 150년 된 소나무를 옮기는데 무게가 22톤이라는 내용을 본 적이 있습니다.

200년 된 소나무 5m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음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도저히 한두 사람이 옮길 수 있는 무게는 아닙니다.

배를 만들 목재를 옮기는 데 적어도 수십 명이 동원됐으리라 추측합니다.

 

그런데, 통나무 하나로 실패하지 않고 배 한 척을 만들 수 있었을까요?

그리고 배는 한 척만 만들었을까요?

이런저런 상황을 유추해 볼 때 마을 단위 노동력이 배 만드는 작업에 투입되었다고 봅니다.

그 당시 한 마을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았는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온 마을 사람들이 총동원되어야 할 대규모 선박 건조 사업이었습니다.

 

물가에 목재를 가져다 놓았습니다.

이제 배를 만들어야 하는데, 연장이 필요합니다.

그제서야 돌 도구 연장들을 만들기 시작했을까요?

적당한 돌을 채취하고, 돌을 깨거나 갈아 내고, 다시 나무로 만든 손잡이에 고정시키는 일련의 작업들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목재를 옮기는 노동과는 별개로 연장을 준비하는 작업은 분업적으로 병행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목재를 선별하고 잘라 내서 운반하고, 연장을 마련하는 일련의 과정을 살펴봐도, 배 만들기는 조직화된 집단 사회를 그려볼 수 있게 합니다. 이렇게 8천 년 전 비봉리에서 발견된 통나무배는 단순한 배의 파편이나 나무 조각이 아니라 우리에게 조직화된 집단의 체계적인 활동을 짐작케 하는 귀중한 증거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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