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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열차분야지도③

진실의 역사

박물관에서 본 우리 역사 | 천상열차분야지도

  

‘천상열차분야지도’는 간단하게 말하면 천문도이다.

천상열차분야지도라는 이름에서 끝에 ‘지도’라는 것은 ‘~하는 그림’이란 뜻이다.

천상天象이란 하늘의 모습을 의미한다.

현대적인 표현으로 말하면 천문현상天文現象의 줄임 말이다.

열차列次란 하늘 별자리를 구획으로 나누어 펼쳐 놓았다는 의미이고, 분야分野라는 것은 하늘 구획을 땅의 특정 지역과 대비시키는 것을 말한다.

 

별들이 반짝이는 하늘 공간을 방위와 방향으로 규정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3차원 우주 공간에 퍼져 있는 별들을 사람이 이해하기 쉽도록 지상의 방위와 방향에 맞게 2차원 평면에 펼쳐 놓은 것이 천문도이다.

북극성을 기준으로 삼아 관측할 수 있는 별자리들을 12구역으로 나누었다.

 

‘천상열차분야지도’란 조선 백성들이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는 지침서로서 ‘표준 천문도’였다.

이 표준 천문도에 담긴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하나씩 풀어보기로 한다.

 

일월오봉병(도)日月五峯屛(圖)

자미원에 있는 ‘옥황상제’가 북두칠성이라는 수레를 타고 1년 동안 온 우주를 돌며 다스리는 것을 칠정七政이라고 한다.

옥황상제는 우주를 다스리는 통치자이자 신神이다.

북두칠성은 상제의 명령을 받아 4계절마다 각 7수(28수 중 7별자리)를 지휘한다.

 

각 7수는 북두칠성의 지휘 아래 맡은 바 영역에서 정해진 시기(계절)에 맞게 활동을 한다.

7수의 활동은 다시 온 우주에 영향을 미쳐서 우리가 속한 태양계의 일월과 오행성(목성, 화성, 토성, 금성, 수성)까지 이르게 된다.

일월과 오행성은 7수의 지휘 아래 각기 자전과 공전을 하면서 이 땅의 만물에 낳고 기르고 결실시키고 죽이는 작용을 한다.

 

이처럼 자미원에 있는 상제(혹은 천제)가 온 우주를 다스리듯 천제의 대행자인 임금은 하늘로부터 인간 세상의 통치권을 부여받았기에 하늘을 본받아 이 땅의 백성들을 다스린다.

이것이 천상의 칠정을 본받아 임금이 인간 세상에 펼치는 정치政治이다.

그래서 역대 제왕들은 하늘의 변화하는 모습을 관찰하는 관청을 설치하고 1년 365일 일월 오행성의 움직임과 별자리들을 관찰하고 기록하게 했다.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통치권을 행사하기 위해서 자미원에 계신 상제의 뜻을 알고자 했기 때문이었다.

하늘(천제)은 말도 몸짓도 없기에 임금께서는 하늘의 기색(상象)을 살펴서라도 천심을 알고자 했다.

그래서 조선 시대에는 관상감觀象監이라는 관청을 두어 천문을 관측하고 기록하여 임금님에게 주요 사항을 보고하게 했다.

이렇게 천문을 관측하고 그 기록과 역량이 축적되면서 달력을 만들어 냈고 이는 어로, 수렵, 목축, 채취, 농사 등 백성들의 생활 전반에 도움을 주게 되었다.

 

앞서 소개한 여러 이야기들을 종합해 보면, 천상열차분야지도라는 천문도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다.

하늘의 이치대로 사람들이 살아야 했기 때문에 천문도를 바탕으로 나라를 다스리고자 했다.

이것이 천상열차분야지도를 만들었던 이유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