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만큼 보인다

남사고가 전한 대병난⑧

생존의 비밀

남사고와 타빌락이 전한 대병난 소식


노스트라다무스와 동시대에 지구 반대편 조선 땅에서 태어난 철인 남사고南師古(1509~1571)도 괴질병 이야기를 하였다.

남사고가 남긴 『격암유록』을 보면 병이 도는 상황이 노스트라다무스가 말한 것보다 더욱 실감나게 묘사되어 있다.


●괴상한 기운으로 ‘중한 병’ 에 걸려 죽으니 울부짖는 소리가 연이어 그치지 않아 과연 말세로다. ‘이름 없는 괴질병’은 ‘하늘에서 내려준 재난’인 것을, 그 병으로 앓아 죽는 시체가 산과 같이 쌓여 계곡을 메우니 길조차 찾기 힘들더라. (『격암유록』 「말중운」)

 

참으로 섬뜩한 내용이 아닐 수 없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점은 병의 원인이다.

남사고는 앞으로 오는 병이 ‘이름 없는 괴질병’이며 '하늘에서 내려준 재난’ 이라고 표현했다.

 

여태껏 인류가 겪었던 바이러스와 세균에의 한 질병과는 성격이 다른,'하늘의 신도神道 차원’에서 일으키는 병이라는 것이다.

불교에서 말한 바와 같이 귀신이 잡아가는 병이라는 말이다.

남사고는 신들이 괴질병을 어떻게 일으키는지도 밝혀 놓았다.


●불이 만 길에 퍼져 있으니 사람의 흔적은 멸하였고 작은 머리에 다리가 없는 ‘귀신 신장들’이 날아다니며 불을 떨어뜨리니… (『격암유록』「말중운」)


●하늘에서 불이 날아 떨어져 인간을 불태우니 십리를 지나가도 한 사람 보기가 힘들구나. 방이 열 개 있어도 그 안에 한 사람도 없고 한 구획을 돌아봐도 사람은 보이지 않는도다. (『격암유록』 「말중운」)

 

하늘에서 내려온 소두무족, 즉 귀신 신장들이 불을 떨어뜨려서 사람들의 흔적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남사고는 천 조상에 한 자손이 산다고 하였다.

 

3년 동안 흉년이 들고 2년 동안 질병이 도는데 돌림병이 세계의 만국에 퍼지는 때에 토사와 천식의 질병, 흑사병, 피를 말리는 이름 없는 하늘의 질병으로 아침에 살아 있던 사람도 저녁에는 죽어 있으니 열 가구에 한 집이나 살아날까. (『격암유록』 「가사 총론」)


조상이 천이 있어도 '자손은 겨우 하나 사는[天祖一孫] 비참한 운수로다. (『격암유록』 「말중운」)

 

남사고가 전한 바에 따르면 앞으로 오는 병은 '하늘의 질병’ 이며 불교에서 말한 것처럼 ‘인종을 거의 없애다시피’ 하는 참혹한 병으로, 귀신 신장들이 일으키는 ‘괴질병’인 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그 때를 알지 못하여 많이도 죽고 ,귀신도 덩달아 많이 죽는구나. 혼은 떠나가니 이제까지 살아 온 인생이 한심스럽도다. (『격암유록』 「은비가」)

남사고는 때를 몰라서 사람도, 귀신도 많이 죽을 것이라고 하였다.

 

한편, 세르비아 크렘나의 양치기였던 미타르 타라빅(1829〜1899)은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을 갖고 있었는데, 그가 죽은 후 조카 밀로스 타라빅이 영적인 능력을 물려받아 예언을 남겼다.

 

노스트라다무스가 사람들이 예언을 쉽게 풀이 못하게 암호 형식으로 남긴 것과는 달리, 이들은 미래에 벌어질 일들을 숨김없이 그대로 묘사하였다.

이들은 20세기와 21세기에 발생할 세 차례 세계대전을 정확히 묘사하고 지구 온난화 현상까지 언급하였다.

그리고 앞으로 닥칠 병란에 대해서는 이렇게 전하였다.

 

전 세계에 ‘이상한 병’이 돌지만 아무도 치료약을 만들지 못할 거예요. 모든 이들이 ‘나는 알아, 나는 알아, 왜냐면 나는 배웠고 똑똑하기 때문이야’ 라고 말하지만 아무도 어느 것도 모를 거예요. 사람들은 머리를 싸매고 연구하겠지만 정확한 치료법은 개발하지 못할 거예요. 그들 주변에서도 내부에서도. 정확한 치료법이란 신의 손길일 것이기 때문이에요.

 

앞으로 치료약도 없는 이상한 병, 괴질이 돌 것을 예고 한 것이다.

영지자들의 메시지는 앞으로 닥칠 괴질대란에 대해 마치 눈으로 보듯이 그 참상을 생생하게 그려 주고 있어 성자들의 메시지보다 구체적이다.

 

하지만 성자들이나 영지자들은 모두 괴질병이 구체적으로 무엇 때문에 일어나게 되는지, 그 결과는 무엇인지, 그리고 인류 문명사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상세히 밝혀 주지 못하였다.

그런데 이렇듯 불분명한, 유불선 성자와 철인들이 전한 우주 질서가 바뀌는 병란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한 소식이 전해졌으니 바로 150년 전, 동방의 이 땅에서 태동된 동학東學에 의해서였다. 『생존의 비밀』<8>

동서 성자와 노스트라다무스가 전한 대병란⑦

생존의 비밀

동서의 성자와 노스트라다무스가 전한 대병란 소식
 

일찍이 석가부처는 장차 오는 대병란에 대해 한소식을 전했다.

『미륵성전』을 보면 이러한 내용이 나온다.
「사람의 수명이 십 세가 되는 때 십세 정명에는 큰 기근겁(기아),큰 질병겁(병란), 큰 도병겁(전쟁)의 이른바 삼재가 일어나며 인종이 거의 없어지다시피 하는데...,」

 

‘사람의 수명이 평균 십 세가 되는 시대가 오면, 기아와 병과 전쟁이 함께 온다. 그때가 오면 인종이 거의 없어지다시피 한다’ 는 것이다.

 

석가부처는 그 병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어떤 것을 질역겁疾病劫이라고 하는가? … 저 힘센 귀신이 이곳 사람들을 침범하여 매질하고 때리고 하여 그 정기를 빼앗고 사람을 죽이고 간다. 그때 질역겁 중에 있는 사람들은 몸이 무너지고 .... (『장아함경』 「삼중겁품」)

 

그 병은 바로 ‘귀신이 죽이는 병’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병이 오는 때를 석가부처는 말법시대라 하였다.

 

「말법시대가 되면 … 전쟁이 일어나고 일월성신이 제자리를 찾지 못해 대지가 진동하고 흰 무지개가 나타나며 요성[재해의 징조]이 떨어지고 ‘고약한 병들’이 잇달아 번진다. (『월장경』)」

 

그때가 되면 전쟁이 일어나고 천지가 요동을 치며 우주의 별들이 떨어지고 역병이 잇달아 일어난다.

즉 천지의 대변혁과 함께 병란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불교에서 전한 인종이 거의 없어지다시피 하는 ‘말법시대’, 천지가 진동하면서 일어나는 ‘병란 소식’을 기독교에서는 어떻게 전하였는가?

 

「(넷째 봉인을 열 때) 내가 보니 … 그 뒤에는 저승이 따르고 있었다. 그들에게는 땅의 사분의 일에 대한 권한이 주어졌으니 곧 칼(전쟁)과 굶주림과 역병과 땅의 짐승들로 사람을 죽이는 권한이다. (「요한계시록」6:7~8)」

 

 

100살이 넘도록 지극한 정성으로 기도한 사도 요한은 계시를 받고 아버지 하나님께서 ‘새 하늘 새 땅’을 여실 때, 전쟁과 굶주림과 역병이 총체적으로 몰려온다고 전하였다.

그런데 도교에서는 이보다 더 근원적인 문제를 제기하였다.

 

도교는 앞으로 오는 대병의 원인을 불교에서 말한 인간 마음법이나, 기독교에서 말한 원죄론, 즉 시원 조상의 욕망과 타락에만 두지 않는다.

우주 자연의 도의 경계에서 인간의 타락과 병란 소식을 전해 주고 있다.

앞으로 질병대란이 도의 근원인 하늘땅, 대자연의 문제 때문에 온다는 것이다.

 

「天發殺後移星易宿;地發殺機, 蘸蛇起陸;人發殺機, 天地反復.… 天生天殺, 道之理也.(『음부경陰符經』하늘에서 살기殺機를 발하면 별들이 움직이고, 땅에서 살기를 발하면 뱀과 용이 땅으로 올라오고 사람이 살기를 발하면 하늘과 땅이 뒤집어진다. … 하늘이 인간과 만물울 낳고 죽이는 것은 ‘천도天道의 이치’이니라.」

 

하늘과 땅과 인간이 총체적으로 살기를 뿜는 때, 이것이 바로 큰 병이 오는 때이다.

그런데 그때 천지가 뒤집어지는 변화가 일어난다고 했다.

인류의 운명을 총체적으로 바꾸는 천지 변화 운동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천지에서 인간을 낳고 죽이는 천생천살(여기서 천은 땅을 포함하는 천지)은 천도, 즉 천지의 이법 때문에 일어난다고 했다.

그동안 천지에서 인간을 낳아 수천, 수만 년 동안 인간을 길러 왔는데, ‘앞으로 천지에서 인간을 죽이는 변화가 온다 그것이 바로 도지리道之理 , 즉 도의 섭리이고 우주 자연의 법칙’ 이라는 것이다.

 

이렇듯 불교와 기독교와 도교는 각기 다른 언어로 표현하였지만, 내내 대병란이 일어난다는 한 소식을 전했던 것이다.

대변혁의 때가 가까워지면서 후대에 출현한 영능력자들은 하늘의 대변인 역할을 하며 성자들의 가르침을 더욱 구체적으로 전파하였다.

 

예언의 아버지라 불리며 가장 많은 예언을 남긴 이는 미셸 노스트라다무스Michel Nostradamus이다.

노스트라다무스『백시선百詩選』에서 장차 일어날 질병대란의 참상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무서운 전쟁이 서양에서 준비되면 다음해에는 돌림 병이 찾아오리라. 그들의 거대한 도시는 ‘치명적인 질병’으로 오염되리라. … 너무도 두려워하리라, 젊은이도 늙은이도 동물도 … . (『백시선』 9:55)


편안하게 지내던 사람들은 갑자기 버려질 것이다. … 배고픔, 불, 피, 질병, 그리고 모든 악이 더해질 것이다. (『백시선』 8:17)
 

질병과 기아와 전쟁에 의한 죽음, 세기는 새로운 변혁에 다가서리라. (『백시선』 1:16)
 

하늘에서 공포의 대왕이 내려오리라 . (『백시선』 10:72)

그는 너무도 무서운 돌림병으로 인류는 가장 비참한 상황에 처해질 것이며 문명의 대전환을 맞이할 것이라 하였다. 뿐만 아니라 「앙리 2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는 질병으로 희생될 인류의 미래 상황을 이렇게 지적하였다.

 

세계의 3분의 2가 죽게 될 질병이 광범위하게 나타납니다. 아무도 들판과 집의 진정한 주인을 알지 못할 정도로 많은 사람이 죽고 성직자들은 완전한 비통함에 젖어 있게 될 것입니다. 같은 해, 그리고 그 후 몇 년 동안 ‘가장 무시무시한 전염병’과 가장 가혹한 기근이 연속해서 발생할 것입니다. 기독교회 창립 이후로 유례가 없던 엄청난 재난이 남부지방 전역을 휩쓸 것이고, 또한 스페인 전 지역에서도 그러한 흔적들이 남을 것입니다.

 

그리고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사랑하는 아들 세자르에게 이렇게 전하였다.

 

이제 ‘죽음의 검劍’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그것은 지금까지 있었던 어떠한 것보다도 ‘더 무서운 질병과 전쟁, 그리고 기근이 될 터인데 …. 『생존의 비밀』<7>

병든 지구와 다가오는 전염병⑥

생존의 비밀

병든 지구와 다가오는 전염병 대란 소식


지난날 인류는 전쟁과 함께 찾아 온 전염병으로 희생 된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 위에 새 문명을 일구어 왔다.

아메리카 원주민을 멸망시킨 시두도, 중세 유럽을 끝막은 흑사병도, 1차 세계대전을 마감 지은 스페인독감도 숱한 사람들이 떼죽음을 당하고 어떤 일정한 때가 되어서야 멈추었다.

그 '때’에 대해 여기서 한마디로 말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지나온 전염병의 역사에서 문명의 발전 법칙을 또 하나 배운 것이다.

 

21세기에 들어선 오늘날, 박멸하려고 하면 할수록 점점 더 진화하는 미생물 병원체들, 그들은 변종을 거듭하며 더욱 강력하게 인류의 삶 속에 침투하고 있다.

그리하여 전문가들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외치는 가운데, 인류는 과거 문명의 발전 과정에서 겪어 보지 못한 또 다른 차원의 병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그것은 지난날과는 달리 대자연과 인간 사회, 인간의 마음 등 모든 것이 깊이 병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무슨 말일까?

 

병든 지구 환경 속에 인간도 병들어 가고 있다.

자연과 인간은 하나다.

 

동양에서는 예로부터 하늘을 아버지로, 땅을 어머니로 받들어 왔다.

인간은 자연의 품속에서 태어나 살기 때문에 자연이 건강하면 인간도 건강하고, 자연이 병들면 인간 또한 병이 들 수밖에 없다.

 

동양 의학에서 인간은 몸의 수화水火[물과 불, 음양] 기운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 병이 오고, 수화가 조화를 이루며 제대로 순환하면 건강이 유지된다고 한다.

대자연도 수화의 조화라 할 수 있는 더운 공기와 찬 공기, 그리고 난류와 한류의 거대한 순환 작용으로 돌아가고 있다.

대자연도, 인간도, 수화가 조화를 이루며 순환을 해야 건강한 것이다.

 

물은 만유 생명의 근원이다.

지구도 70퍼센트가 물이며, 사람의 몸도 70퍼센트가 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물은 유기체 내의 세포가 생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생명과 생명을 이어주는 연결 고리로서 자연 순환 시스템의 요체이다.

 

그러므로 천지의 물, 즉 수기水氣가 고갈되면 생명 시스템이 파괴되어 대자연과 인간은 살아남을 수가 없게 된다.

그런데 지금 수기가 고갈되고 있다.

불과 수십 년 전만 해도 개울이며 강이며, 어느 곳엘 가도 물이 풍족하게 흘렀는데, 지금은 다 말라붙어서 개울은 아예 자갈밭으로 변해 버린 곳이 많다.

 

또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어, 지구가 무서운 속도로 뜨거워지면서 곳곳에서 사막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7억 명이 물 부족 사태를 겪고 있으며, 기후 변화와 인구 폭발 등으로 머지않아 무려 30억 명이 물 부족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 한다.(2009년 7월 세계미래학회 발표)

미래의 전쟁은 물 전쟁이 될 것이며, 인류는 마실 물이 없어 온전한 생명을 유지하지 못한 채 언제 죽을지 모르는 위기에 놓일 것이다.

 

물 부족뿐만 아니라 인간의 행위로 인한 지구촌 생태계 파괴 문제 또한 이미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 한 세기 남짓, 많은 사람들이 만유 생명의 근원인 대자연에 대한 깊은 깨달음이 없이 인간 중심으로 살면서, 대자연을 오로지 이용과 정복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무분별하게 파괴해 왔다.

 

자연과 인간을 별개로 여기고 지구 환경과 자연의 순환 과정을 대규모로 파괴함으로써, 인간은 결과적으로 ‘안정된 생태학적 보금자리에서 자기 자신을 내쫓는’ 위험한 일을 저질러 온 것이다.

생태학자들은 현재를 생물의 대량 멸종 위기 상황으로 규정한다.

 

지구촌 곳곳에서 숲이 사라지고 물이 마르고 오염되어, 현재 지구상에 서식하는 생물들이 정상적인 속도보다 100배나 빠르게 멸종되고 있다.

도시 개발이나 팽창과 경제적 수익이 가치 평가의 우위에 있는 한, 지구의 대재앙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그들은 지구 온난화가 최근과 같은 추세로 지속된다면 앞으로 20년 내에 기온이 섭씨 2도가 상승할 것이며, 그럴 경우 지구상 생물 가운데 100만 종 이상이 멸종할 것으로 보고 있다.

 

히말라야, 티베트, 안데스 산맥의 빙하도 사라질 것이며, 기후 변화에 따른 태풍, 홍수 등으로 인류는 대재앙을 맞게 될 것이라 한다.
2015년 11월 30일부터 12월 11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 21차 유엔(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는 전세계 195개국이 참가해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신(新)기후체제 수립을 논의하였다.

 

그 핵심논의 주제는 기후변화가 테러위협보다 심각하다는 것이며,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대비 2도 상승할 경우에 10억~20억 명 이상이 물 부족 사태를 겪게 되고, 생물종 가운데 20~30% 가 멸종을 당하며, 3,000만여 명 이상이 홍수 위험 노출 된다.

그리고 여름철 폭염으로 수십만 명 조기 사망을 당하며 그린란드 빙하, 안데스 산맥 만년설 등이 소멸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지구환경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2016년 파리에서 개최된 22차 회의에서는 지구온난화를 방지할 구체적 이행안에 대하여 논의되었다.

2017년 독일에서 개최된 제23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23)에서는 파리협정 이행지침 마련을 위한 구체적 논의가 진행되었다.

2017년 총회 계기 고위급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은 역사적인 파리협정의 불가역성을 재차 강조하고,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자국의 온실가스 감축 및 에너지 전환 정책에 대해 논의하였다.

 

 

환경 운동가들이 말한 대로 ‘지구가 암에 걸려서’인간뿐만 아니라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생물이 병들지 않을 수 없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그 사람들은 “마치 과거에 공룡이 한순간에 사라진 것처럼 이제 인간이 멸종의 위기에 처했다”라고까지 말한다.

전쟁, 자원 남용, 대량 학살, 기술에 대한 맹신, 화석 연료 중심의 기술 등, 지금까지 인류가 번영을 위해 선택한 것들이 다음 천 년에는 지속 불가능하다는 것이 명백해졌다.

그러므로 인류가 살기 위해서는 행동을 바꾸고 신념 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지구가 병든 이유가 환경오염에 의해서만 일까?

지구 환경이 병들은 그 근원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천지가 비뚤어져 있기 때문이다.

 

지축이 23.5도 기울어진 채 상극질서로 전개되는 타원형 궤도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지축이 기울어져 3양 2음 운동으로 인해 해 하늘과 땅에 상극의 질서가 들어오고, 부조화된 상태에서 지구촌의 환경이 파괴되는 것이다.

인간은 환경의 지배를 받는 존재다.

 

조화와 균형을 이루지 못한 자연(천지) 환경의 영향으로 인간 또한 본심을 잃고 가혹한 경쟁 구도 속에서 살아가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강대국, 남성, 강자가 약소국, 여성, 약자를 힘으로 지배하는 고통의 역사를 만들어 온 것이다.

그리하여 개인도 남보다 우위에 서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단체도, 기업도, 국가도 강자가 되기 위한 경쟁력을 갖추는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때로는 이 때문에 사회 정의가 파괴되고 이러한 현실 속에서 사람들은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삶의 참된 목적과 가치가 무엇인지 회의를 품고 고민하며 불면의 밤을 보내기도 한다.

 

● “선천의 모든 악업(惡業)과 신명들의 원한과 보복이 천하의 병을 빚어내어 괴질이 되느니라. 봄과 여름에는 큰 병이 없다가 가을에 접어드는 환절기(換節期)가 되면 봄여름의 죄업에 대한 인과응보가 큰 병세(病勢)를 불러일으키느니라.” (道典7:38)
●선천은 상극(相克)의 운(運)이라
상극의 이치가 인간과 만물을 맡아 하늘과 땅에 전란(戰亂)이 그칠 새 없었나니 그리하여 천하를 원한으로 가득 채우므로 이제 이 상극의 운을 끝맺으려 하매 큰 화액(禍厄)이 함께 일어나서 인간 세상이 멸망당하게 되었느니라. (道典2:17)


인간은 생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살아간다.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면 울분이 쌓이게 되고 심하면 마침내 큰 병을 이루게 된다.

특히 경쟁 사회 속에서 살면서 모함이나 음해 때문에 억울하게 패배를 당하여 뜻을 이루지 못하면 영혼에 큰 상처를 입는다.

 

자기 능력 부족 때문에 패배자가 되어도 마음이 무너진다.

그리하여 많은 사람들의 영혼이 병들고 가슴에 원한이 맺히게 된다.

바로 이러한 영혼의 상처와 원한이 대병란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되는 것이다. 『생존의 비밀』<6>

아메리카 대륙 휩쓴 천연두⑤

생존의 비밀

아메리카 대륙을 휩쓴 천연두(시두)  
 

중세 이후, 중남미의 아즈텍과 잉카제국은 스페인군의 침략으로 확산된 시두로 멸망하였다.

16세기 초, 스페인군 부사령관 코르테즈는 600여 명의 군사를 이끌고 아즈텍을 쳐들어갔으나 30배가 넘는 병력을 갖고 있고 지형에도 익숙한 아즈텍인들을 이길 수 없었다.

 

그런데 스페인군이 2차 공격을 위해 아즈텍에 도착했을 때, 갑자기 아즈텍 군대의 사기가 떨어졌다.

그것은 스페인군에 의해 감염된 천연두(시두) 때문이었다.

면역력이 없었던 아즈텍인들은 속수무책으로 쓰러질 수밖에 없었다.

 

1518년부터 1531년까지 원주민의 3분의 1 이상이 사망하였으며 어떤 부족은 멸종이 되기도 했다.

시체가 너무 많아서 매장이 불가능해지자 사람들은 시체에서 풍기는 악취를 막기 위해 집을 무너뜨리기도 했다.

그들의 집이 무덤이 된 것이다.

 

한편 시두는 남미의 잉카제국에까지 퍼져서, 잉카의 왕과 아들과 계승자들과 귀족, 장군 등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다.

1533년, 스페인군이 보물을 약탈하러 잉카의 수도에 들어섰을 때 잉카인들에게는 저항할 능력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이렇게 해서 그 화려했던 아즈텍 문명과 잉카 문명이 모두 사라지고 만 것이다.

 

오늘날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미국이 건국되던 당시의 상황도 이와 유사하였다.

영국의 청교도가 종교의 자유를 찾아 북미 대륙에 도착하기 전, 이미 남쪽으로부터 전파된 시두가 그곳을 휩쓸고 있었다.

1620년, 청교도들이 도착하자 시두균은 그들을 따라 이동하면서 더욱 활발하게 전파되었다.

그때 면역력을 갖고 있던 백인들은 한 사람도 죽지 않았다.

 

백인들은 한걸음 더 나아가, 세력을 키우고 더 많은 땅을 차지하기 위해서 고의적으로 담요에 시두균을 묻혀 원주민들에게 나누어 주기도 하였다.

불붙은 짚단에 휘발유를 뿌린 격이었다.

그리하여 면역력이 없던 미국 내 토착민 인디언들은 거의 멸망하다시피 했던 것이다.

『Pox America』라는 책에서는 1775년 미국 독립 전쟁 당시 발생한 시두가 미국 건국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을 밝힌 책이다.
미국의 지배 아래 이루어지는 세계 평화를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라 한다.

그런데 이러한 미국의 힘이 사실은 시두 전염병에 의한 것임을 보여주기 위해 폭스 아메리카나 Pox Americana [시두 smallpox를 뜻함]라고 빗대어 표현하였다. (저자- Elizabeth A. Fenn, 듀크 Duke대학교 역사학 교수)

 

20세기에 들어와 현대 의학은 우리 몸에 기생하면서 해를 끼치는 미생물 병원체들을 물리치는 데 성공하는 듯했다.

역사를 통해 인류를 가장 괴롭혀 왔던 전염병 중 하나인 시두가 1977년 아프리카 소말리아에서 발생한 환자를 끝으로 더 이상 발병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후 전염병으로 인한 사망을 줄여 보고자 노력해 왔던 세계보건기구가 올린 최대의 성과였다.

 

그러나 과학과 인간의 지혜가 고도로 발달한 21세기에 들어와서도 미생물 병원체는 여전히, 아니 더욱 강력한 기세로 인간의 생명을 노리고 있다.

더욱이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인구도 많고 국경도 없는 시대이다.

 

1년에 약 25억 인구가 비행기로 옮겨 다니는 등, 전 세계가  활짝 열려 있으니 전염병이 대유행으로 확산되는 것은 시간 문제인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토록 끔찍한 전염성 병원체들이 당신의 생명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얼마나 절박하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그에 대비하느냐 하는 점이다.

 

신종플루 때문에 세계적으로 수천 명이 죽는다고 해도 “겨우 1퍼센트도 안 되는데, 뭐"라고 하며 가볍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생각을 다시 해 보자.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스페인독감이 재발했을 때에도 사람들은 불과 몇 달 만에 몇 천만 명이 죽으리라는 것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그런데 수개월 만에 5천만 명에서 1억 명이 죽었다.

 

우리는 전문가들의 진심 어린 충고를 들어야 한다.

「전쟁은 백 년에 한 번 일어날까 말까 하지만 우리는 항상 60만 명의 군인을 보유하고 막대한 예산을 쏟고 있습니다. 언제 홍수가 날지 모르지만 거기에 대해서 대비하지 않으면 막상 홍수가 날 때 큰 피해를 입는 것과 같은 거죠. 안 생길 수 있으면 좋지만 안 생기긴 어렵습니다. 분명히 생기기는 생기기 때문에 대비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천병철,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  

 

또한 앞에서도 말했듯이, 현재 의학계에서는 유럽의  중세를 끝내 버린 흑사병 상황을 앞으로 오는 대유행 상황의 모델로 삼고 그 대책을 연구하고 있다.

장차 인류에게 닥치는 병란은 중세 흑사병의 비극에 준하는, 혹은 그것을 능가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특히 문명을 뒤집는 전염병의 대유행은 항상 전쟁과 함께 몰려온다.

지구촌에 전쟁이 그치지 않는 한, 전염병의 창궐 가능성은 언제든 열려 있다.

 

그리고 과거에 전쟁과 더불어 발생했던 전염병이 고대 아테네와 로마제국, 중세 유럽, 그리고 아메리카 대륙에 문명의 대전환을 가져다주었듯이, 다가오는 전염병 또한 다른 여러 요소들과 함께 뭉쳐져서 그동안 인류가 쌓아 놓은 모든 업적과  문명을 송두리째 무너뜨릴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역설적이게도 전염병이 새 역사, 새 문명을 여는 전기점이 되는 것이다.

현대 문명을 무너뜨릴 수 있는 전염병, 그것은 과연 왜 일어나며 어떤 과정을 거쳐 창궐할 것인가? 


전염병은 국경 없는 죽음의 공포를 몰고 온다.

현재 지구촌에서 창궐하는 전염병은, 첫째 정복된 것처럼 보였던 질병들이 다시 나타나는 것이 있고, 둘째 새로 출현하는 질병들로서 1980년 이래 에이즈를 비롯하여 30종 이상이 늘어났다.

 

지난 2백 년 동안 10억의 사망자를 낸 ‘첫째 가는 살인마’로서 백색 페스트라 불리는 결핵균이 약품에 대한 저항력을 갖고 최근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결핵 환자는 꾸준히 늘어 2015년에 2,209명, 2016년은 2,020명이 결핵으로 사망하였다.

말라리아는 모기를 통해 전염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오늘날에도 전 세계에서 매년 3억에서 5억의 환자를 발생시키고 1백만 명에서 3백만 명을 죽음으로 몰고 있다.

 

본래 인도의 풍토병인 콜레라 또한 공포의 대상이다.

비브리오 콜레라균에 감염되어 발생하는데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치사율이 거의 60퍼센트나 된다.

20세기 말엽인 1991년 1월에 페루에서 발생, 남미 여러 나라에 퍼져서 총 1,500건이 보고되었고, 1995년에는 인도에서 새로운 콜레라 균주가 병을 일으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중세를 끝막았던 흑사병에 대해서도 “흑사병은 사라지지 않았다. 우리 뒤에 숨어 잠복해 있을 뿐이다”라고 경고 하였다.(수잔 스콧 지음, 황정연 옮김, 『흑사병의 귀환』, 황소자리. 2005.)

20세기에 새롭게 나타난 질병 가운데 가장 무서운 것이 에이즈 AIDS[후천성 면역 결핍증]이다.

에이즈 감염은 인간에게 사망 선고와도 같다.

세계보건기구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으로 총 감염자 3,670만 명, 2016년에 새로 발생한 환자는 180만 명, 2017년에 사망자는 100만 명 정도로 집계되었다.

 

이 중 약 2,580만 명이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아프리카는 거의 죽음의 땅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2016까지 누적 13,390명의 에이즈 감염자가 있다.

세계는 감염자수가 줄어드는데 반해 한국은 오히려 늘고 있다.

특히 '10·20대 남성군(群)' 증가세가 눈에 띄며 2016년 에이즈 신규 감염자 수가 1,062명으로 조사되어 한국도 더 이상 에이즈 안전지대가 아니다. 『생존의 비밀』<5>

서구 근대를 연 흑사병④

생존의 비밀

서구 근대의 문을 연 흑사병

 

유럽의 중세는 암흑기였다.

14세기에 창궐한 흑사병은 5세기 중반 아테네에서 벌어진 상황과 기이할 정도로 유사하게 인간 사회를 해체시킨 강력한 전염병이었다.

 

흑사병Black Death은 서양의 중세를 무너뜨렸다.

페스트라 불리는 흑사병은 ‘역사상 최악의 연쇄 살인마’ 라고 일컬을 정도로 이미 인류에게 자연 재앙의 공포를 상기시키는 문화적 상징이 되어 있다.

현재 의학계에서는 이 흑사병을 앞으로 일어날 병란 상황의 모델로 놓고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흑사병’은 몸이 새카맣게 되면서 죽는 병이라는 뜻이다.

쥐벼룩으로 감염이 되는데, 이 병에 걸리면 불에 데었을 때 나타나는 수포처럼 생긴 종기가 몸의 구석구석에 생겨나면서 고열과 발작이 일어난다.

종기가 작은 사과나 달걀만 하게 커지면 극심한 고통과 함께 피를 토하고, 사나흘째 되면 온몸이 곪아서 죽게 된다.

본래 흑사병은 중국 운남성의 풍토병이었다고 한다.

13세기 중반, 몽골제국의 황제 뭉케(1208〜1259)가 남송제국을 공격하기에 앞서 교두보 확보를 위해 운남 지방을 정벌하였는데, 이때 흑사병균이 몽골 군사에게 전염된 것으로 본다.

이것이 1300년대에 전 세계에 불어 닥친 급격한 기후 환경 변화 때문에 창궐하게 되었다.

몽골 군대와 함께 북쪽으로 올라간 흑사병은 1331년에 북경에서 대발을 하였고, 북경 인구의 3분의 2가 이 전염병으로 사망하였다.

이후 흑사병은 유라시아 실크로드를 타고 유럽으로 퍼져 갔다.

1346년, 흑사병은 현재의 흑해 연안 크림 반도의 항구 도시인 카파Kaffa에 도착하였다.

당시 이 도시는 3년 동안 킵차크한국(몽골제국에 속한 나라)의 통치자인 야니벡에게 포위 되어 있었다.

그 안에는 제노바의 상인들도 갇혀 있었다.

 

흑사병은 먼저 도시를 포위하고 있던 몽골군을 습격하였다.

몽골의 병사들이 죽어 넘어가자 야니벡은 살아남은 군사들과 철수하면서, 투석기를 사용하여 감염된 시체를 카파의 성벽 안으로 던져 넣었다.

성 안의 사람들이 시체를 성벽 너머 바다로 다시 던져 버렸지만, 페스트는 이미 도시 안에 퍼진 상태였다.

 

1347년, 몽골군이 철수한 뒤 자유를 찾은 제노바 상인들은 성에서 나와 배를 몰고 이탈리아로 향했다.

그들과 함께 흑사병도 지중해의 다른 항구로 빠르게 번져 나갔고, 1350년에는 전 유럽에 전염이 되었다.

폐 페스트나 패혈성 페스트에 걸린 사람들은 아침에 멀쩡하다가도 밤이 되기 전에 피를 토하며 죽었다.

 

당시 사람들은 이 병을 ‘떼죽음big death’ 이라 불렀다.

흑사병은 1347년부터 1351년 사이의 짧은 기간 동안 맹렬한 위세를 떨쳤다.

최소한 유럽 인구의 3분의 1, 전 세계에서 7천5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탈리아 시에나의 한 생존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을 남겼다.

「아버지는 자식을 버리고, 남편은 아내를, 형은 동생을 … 아무도 돈이나 우정으로 죽은 이를 매장할 수 없었다. 사람들은 주야로 수백 명씩 죽어갔고 모두가 구덩이에 버려져 흙으로 덮였다. 구덩이가 메워 지자마자 더 많은 구덩이를 팠다. 나, 투라의 아놀로는 이 손으로 내 다섯 아이들을 묻었다.」

 

흑사병으로 유럽 인구는 최소 3분의 1인 2,500만 명이 죽고 아프리카, 아시아 일부에서도 인구의 4분의 1 내지 절반이 죽었다.

중국은 흑사병으로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죽었다.

이는 당시 중국을 지배하던 몽골의 힘을 약화시켜 몽골제국의 해체를 가속화시키는 한 계기가 되었다.(존 켈리 지음, 이종인 옮김 ,「혹사병시대의 재구성』, 도서출판 소소, 2006, 재인용.)

 

교회도 흑사병을 피할 수는 없었다.

어떤 교구에서는 성직자의 70〜80퍼센트가 이 병으로 죽었다.

교황의 탄식 소리가 그치지 않았고 교회의 권위는 땅에 떨어졌다.

너무도 많은 사람이 허망하게 죽자 사람들은 교회나 봉건 제후 대신 페스트에 비교적 신속히 대처한 도시 정부를 더 믿기 시작했고, 이를 계기로 공용어였던 라틴어 대신 각국의 세속 언어가 공식 문서에 쓰이기 시작하였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인간의 의식과 태도의 변화였다.

흑사병은 인간으로 하여금 중세의 기독교 세계관에서 벗어나 인간의 본질에 눈뜨게 하였다.

그리하여 화가들은 천상에 대한 그림보다는 고뇌하고 고통에 찬 인간의 모습을 즐겨 그렸다.

이로써 르네상스의 밑거름이 마련되고, 종교개혁이 일어나는 등 바야흐로 문명의 대전환이 시작되었다.

 

또한 수많은 농노의 죽음으로 노동력이 부족하게 되자 임금이 상승하였다.

농노들은 귀족의 부와 권력을 잠식하여 차츰 소작인, 소지주(자작농) 또는 장인으로 독립하였다.

흑사병은 엄격했던 사회 계층 구조를 흔들어 유럽의 중세 봉건 사회를 무너뜨리고 근대 자본주의를 발흥 시키는 요인 가운데 하나로 작용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흑사병은 1천 년 동안 지속되었던 유럽의 중세를 막 내리고 근세로 이행하도록 ‘인류 역사의 행로’를 바꾸어 버렸다.

그런데 여기서 꼭 강조하고 싶은 의학사의 사실이 하나 있다.

 

흑사병이 유럽을 한창 휩쓸던 때에, 환자를 간호하던 일부 단체의 수도사들은 감염이 되었어도 쉽게 회복되었고, 한 번 앓고 나면 면역력이 생겨서 다시는 걸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수도修道가 병을 이겨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역사상 가장 가혹했던 14세기 중엽 유럽의 흑사병은 유럽 인구의 3분의 1에서 절반까지 죽음에 이르게 했다.

 

전염병을 연구하는 전문 역학자疫學者들은 인류가 전염병의 주기에 들어섰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들이 진단하는 것처럼 현대판 흑사병이 도래한다면 인류는 과연 살아남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생존의 비밀』<4>

인류 문명사 바꾼 전염병③

생존의 비밀

인류 문명사를 바꾼 전염병

 

박고지금博古知今, 옛일을 널리 알면 오늘날의 일도 알게 된다는 말이 있다.

우리는 옛일을 통해서 오늘의 일뿐만 아니라 미래를 여는 지혜의 눈을 얻을 수 있다.

오늘날 지구촌을 엄습하는 전염병의 대유행이 장차 어떻게 전개될지, 그 미래를 가늠하고 대비하는 데는 지난 날 전염병의 역사가 교훈이 되리라 생각한다.

 

독자들은 이 장을 읽으며 인류가 겪은 고난의 질병 역사 이면에 새 문명을 창조하는 큰 손길이 깃들어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전염병은 문명의 동반자 전염병은 맨 처음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인류가 역사의 첫걸음을 뗀 바로 그날부터 질병은 인간의 삶과 함께 그 맥을 이어왔다.

역사가인 윌리엄 맥닐 William H. McNeill 교수는 "약 1만 년 전부터 대규모 전염병이 인류를 휩쓸었다고 보고 있다."

인류가 한 곳에 정착하여 농경 생활을 하면서 토양이 오염되었고, 소나 말 등 동물들에 기생한 세균이 인간에게 옮아 왔다.

동물과의 접촉이 빈번해지고 생태계가 오염되면서 인간에게 전염병이 생긴 것이다.

한마디로 사람들이 모여 살며 동물을 가축으로 길러 이용하면서 문명이 싹틈과 동시에 전염병이 유행할 환경이 조성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문명의 발상지가 곧 전염병이 태동한 곳이라 할 수 있다.

기록에 따르면 중동의 메소포타미아 문명이나 이집트 문명이 시작되기 전인 BCE 3500년 경,

동방 배달국의 태호복희太昊伏羲씨 (태극기의 건곤감리 등 팔괘를 처음 그린 분)가 생존했던 때에 이미 침술이 발명되었으며,

그 200년 뒤인 염제신농炎帝神農씨 때에는 의학이 발달했다.

신농씨는 농경과 교역, 그리고 의학의 아버지라 불린다.

의학이 발달했던 것으로 보아 그 당시 동방 땅에 질병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문명은 발달한 곳에서 그렇지 않은 곳으로 흘러가기 마련이다.

전염병은 일찍이 태고 시대에 문명의 발원지인 동방 땅에서 발병하여 문명의 전파와 함께 주변 동서남북으로 퍼져나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인류 시원 문명과 함께 발생한 ‘인류사 최초의 전염병’시두(천연두 , 두창, 마마)라고 추정한다.

시두는 역사상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전염병이다.

그런데 우리가 문명사에서 알아야 할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이 있다.

인류가 새로운 시대로 들어서는 데는 전염병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점이다.

윌리엄 맥닐 교수는 “전염병은 개인은 물론 민족과 국가의 운명을 좌우해 왔다. … 질병으로 사회가 무너지고 가치관이 붕괴되고, 종래의 생활양식이 모두 박탈되어 의미를 잃어버렸다. 문명은 질병을 만들고,질병은 문명을 만들어 왔다”고 주장했다.

 

예전에는 이러한 사실이 역사가들의 문명사 해석에서 무시되거나 도외시되다가, 근래에 이르러 깨어 있는 사람들에 의해 설득력을 얻으면서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인류 역사를 관통하여 볼 때 특히 고대에서 중세,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 온 문명의 전환 과정에는 전쟁과 더불어 발생한 전염병이 가장 강력한 충격을 주었다.

▶제국을 멸망으로 이끈 전염병
아테네는 국력이 가장 왕성했던 황금기인 BCE 430 년, 스파르타를 비롯한 펠레폰네소스 동맹 도시들과의 전쟁에 휩쓸렸다.

스파르타의 침공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도시의 중심부로 몰려들었다.

그들은 덥고 숨 막히는 오두막에서 비비적거리며 지내야 했다.

곧이어 인구가 포화 상태로 밀집한 아테네에 전염병이 들이닥쳤다.

사람들은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했던 참혹한 중상을 보이며 죽어갔다.

 

이 병에서 살아남은 역사가 투키디데스Thucydides(BCE 460?〜BCE 395?)는 당시의 참상을 이렇게 전했다.

「건장한 젊은이들이 갑자기 심한 고열에 시달리며 눈을 비롯해 목구멍이나 혀 같은 내부 기관들이 붉게 충혈되었다.
병자들은 곧 온갖 종류의 신물을 토했고 엄청난 고통이 뒤따랐다. 그들은 열이 너무 심해 몸에 불이 붙은 것처럼 느꼈고 심한 갈증에 시달렸 다. 물에 대한 갈망으로 분수대로 모여들었으며 … 거리에서, 사원에서, 그리고 뛰어든 우물 속에서 죽어갔다. … 이 역병은 남녀노유, 노예와 장군, 그리고 의사들까지 가리지 않고 죽였다. 신들을 숭배하든 하지 않든 모두가 똑같이 목숨을 잃었다. … 역병은 2년 동안 계속되었고 3년 이상을 더 머물러 있었다. 그때까지 아테네 인구의 3분의 1 정도가 죽었다. 많은 생존자들이 손가락, 발가락, 시력, 기억력 등을 잃었다」

 

역병은 아테네의 군사력을 끝장냈을 뿐 아니라, 정치 질서와 도덕 질서를 붕괴시켜 사회가 해체되도록 만들었다.

결국 아테네는 5년 동안의 역병과 거의 30여 회에 달하는 간헐적인 전투 끝에 몰락하고 말았다.

아테네의 뒤를 이어 지중해를 제패한 로마제국 역시 전염병의 공격 때문에 쇠락의 길을 걸었다.

 

로마제국이 몰락하게 된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실크로드를 타고 동양에서 서양으로 전염된 시두의 창궐이었다.

그 매개 역할을 한 주인공이 훈족이다.

 

훈족은 서양사에 등장하는 최초의 북방 유목 민족으로 그들의 문화와 신체는 몽골리언의 특성을 보여준다.

훈족은 일찍이 1세기부터 몽골 고원에서 유럽까지 대이동을 하였다.

이 과정에서 시두를 옮겼으며 훈족에게 고향을 빼앗긴 민족들이 로마제국으로 이동을 함으로써 이 병이 로마로 퍼진 것이다.

 

서로마제국이 멸망하던 5세기 중반, 아틸라Attila 왕 (406? 〜453)이 이끄는 훈족은 로마로 진격하다가 로마의 관문에서 갑자기 퇴각을 했다.

로마에 시두가 발병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 후 로마는 겨우 수천 명만이 살아남은 폐허로 몰락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24년 뒤, 로마 황제가 게르만족 장군에 의해 폐위되면서 서로마제국은 멸망을 하고 말았다. 『생존의 비밀』<3>

인플루엔자 대유행②

생존의 비밀

인플루엔자 대유행은 대병겁의 전조일 뿐이다.


1918년 당시 일제 치하에 있었던 한반도도 스페인 독감 대유행의 재앙을 피할 수 없었다.

스페인독감은 1918년 9월, 러시아에서 시베리아철도를 타고 와서 한반도를 덮쳤다.

 

1918년 11월 11일 〈매일신보〉에 따르면,

각급 학교는 일제히 휴교하고 회사는 휴업했으며, 농촌에 서는 들녘의 익은 벼를 거두지 못할 정도로 상여 행렬이 끊이질 않았다고 한다.

조선 팔도의 민심이 흉흉했다. 그리고 지방 우체국 여러 곳에서 직원이 전멸하였다는 보도도 있었다. 악성 감기의 창궐로 인하여 … 지방 우편국 중 국원이 전멸되어 다른 곳에서 응원자를 파견케 하는 곳은 평남 개천군 우편국, 충남 아산 우편국, 인천 전화계, 김천 우편국으로 거의 전멸이 된 곳은 풍산, 갑산, 박천, 용암포, 공주, 삼수의 각 우편국이다. (〈매일신보〉 1918.11. 14)

 

조선총독부 통계연감에는 1918년 당시 조선 인구 1,759만 가운데 약 42퍼센트인 740만 명이 스페인독감 에 걸렸고, 이 중 14만 명이 사망했다는 기록이 있다.

인구 비율로 보면 126명 당 1명꼴로 죽은 셈이다.

 

그때 상해에 있던 백범 김구 선생도 스페인독감에 걸려 20일 동안 고생했다는 내용이 『백범일지』에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사람들 사이에 스페인독감이 돌던 1918년 가을, 미국 중서부 지역에서 돼지 수백만 마리가 갑자기 호흡기 감염 중세를 보이면서 하룻밤 사이에 수 천 마리씩 죽어 나갔다.

돼지들이 콧물을 홀리고 열이 나는 등, 그 증세가 인간의 독감과 비슷했다.

이후 수십 년 동안 스페인독감 바이러스를 연구한 의학자들은 스페인 독감이 돼지독감과 연관이 있음을 밝혀냈다.

 

그리고 ‘아마도 사람들이 돼지에게 독감을 전염시킨 것 같으며, 독감 바이러스가 돼지 몸 속에 들어가서 휴면 상태로 있다가 다시 인간을 공격할 날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2009년에 발발한 신종플루가 스페인독감과 비슷한 점은, 사망 원인이 같다는 것이다.

스페인독감에 감염되자 건강하던 사람들이 폐렴으로 사망하였다.

신종플루 환자 역시 바이러스가 폐와 뇌 등에 깊숙이 침투하여 폐렴과 합병증으로 사망하였다.

 

그리고 스페인독감이 돌 때 돼지도 독감 중세를 보였듯이 2009년 10월, 미국 미네소타 주에 독감에 걸린 돼지가 나타났고 12월 초에는 한국에 도 같은 일이 일어났다.

 

그런데 스페인독감 바이러스와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같은 계통이긴 하지만, 똑같은 것은 아니라고 한다.

 

이재열 경북대 교수는 “1918년의 H1N1 은 인간에게 치명적이었지만 2009년의 H1N1은 그렇지 않다. 비유하자면 그 때는 살모사였고 지금은 그저 구렁이다. 그러나 이번에 는 괜찮지만, 다음에는 어떨지 알 수 없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진화 또는 변이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지금 그들은 인간에게 화가 단단히 나 있다”고 말했다.

 

2009년 4발생, 세계적인 신종플루 대유행으로 만 여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세계에 미친 심리적인 위축감도 대단했다.

사람들은 대단위로 모인 곳을 꺼렸고 마스크를 쓰고 다녔다.

세계보건기구나 국내 의학계에서는 한결같이 신종플루가 이대로 사라진다 하더라도 훨씬 더 치명적인 전염병이 발생할 것이라 경고하고 있다.

 

2015년 전 '신종플루' 악몽을 겪었던 인도는 그 해에 3000명이 사망하였고, 2년만인 2017년 다시 신종플루가 대유행을 하여 8개월 동안 총 2만2186건의 신종플루 감염자가 발생했고 1094명이 신종플루로 사망했다라고 밝혔다.

인도 보건당국은 “올 해의 신종플루 사망자수가 지난 해 같은 기간 동안 사망자수의 4배에 이른다”라고 밝혔다.

2017년 미얀마에도 신종플루가 확산되어 사망자가 속출하였다.

 

신종플루 같은 전염병의 유행은, ‘머지않아 더 강력한 살인적인 바이러스가 오고 있으니 그에 대비해 철저히 준비하고 있으라는 경고장과 같은 것이다.

세계보건기구의 그레고리 하틀 대변인

분명한 것은 앞으로 새로운 대유 행 바이러스가 나타난다는 것이라 했다.

바이러스는 항 바이러스제를 만나면 이를 무력화하고 내성을 지니기 위해 유전자를 변이시키는 특성이 있다.

바이러스가 변종을 일으키면 현재 쓰이는 치료제나 개발 중인 백신은 모두 무용지물이 된다.

그러므로 변종 바이러스의 출현은 인간에게 공포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만일 질병대란의 거센 파도가 어느 날 갑자기 닥쳐와 우리의 생명과 가정을 휩쓸어 버린다면 그것으로 상황은 끝이다.

우리가 아무리 원대한 꿈과 열정을 갖고 있다고 해도 모든 것이 한순간에 허망하게 무너지고 말 것이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창궐할 기회만을 노리고 있는 이 흉악한 괴물을 신중한 눈으로 감시하는 것뿐이다.

다가오는 질병대란은 남의 일이 아니다. 바로 나와 내 사랑하는 가족의 문제이다.

 

지금은 병의 대세를 '나와 가족과 이웃, 우리 모두의 생존 문제'로 절박하게 인식하고 그 해결책을 찾아서 실천으로 옮겨야 할 때이다.

인간은 결코 미생물 병원체의 변이를 따라잡을 수 없다.

끊임없이 진화하는 전염병은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같은 미생물 병원체가 일으키는 것이다.

바이러스는 최소 단위의 미생물로서 단독으로는 생존할 수 없어 숙주 안에 들어가서 산다.

세포에 들어가 세포 안에 있는 물질을 사용, 자기 복제를 함으로써 수천, 수만의 바이러스를 만들어낸다.

바이러스가 다른 생명체와 뚜렷이 구별되는 점 중 하나는 ‘변이’ 도 많고 다른 바이러스를 만나 교잡하는 일도 잦다는 것이다.

그래서 신종 바이러스가 쉽게 생겨난다.

그런데 변이와 교잡에 의해 출현한 신종 바이러스가 다른 종의 생물로 옮겨 붙는 경우가 있다.

그럴 경우 새로운 숙주 생물은 낯선 바이러스에 대항할 면역체계를 갖추지 못했으므로 세포가 급속히 파괴된다.

 

이 바이러스는 숙주 생물이 죽기 전에 다른 숙주 생물로 옮겨 붙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데 여기서 더욱 강력한 전염성을 갖게 된다.

‘정착 - 전염 - 정착’ 으로 이어지는 것이 바이러스의 생존 방식인 것이다.

 

또 박테리아는 지구에서 가장 많은 미생물로, 지구 안에 박테리아가 존재하지 않는 공간은 한 군데도 없다.

생명이 존재 할 수 없을 것 같은 곳, 심지어 화산이 폭발하는 뜨거운 곳에 서도 어김없이 살아 움직인다.

 

우리 몸에 붙어사는 것만도 적어도 2백여 종에 이른다.

입 속과 창자, 그리고 피부에 허락도 없이 얹혀 산다. 우리 몸의 1kg 정도가 이러한 미생물로 채워져 있으며 그 가운데 1퍼센트도 안 되는 미생물이 인간에게 병을 가져다 주고 해를 끼친다.

 

이렇듯 인간은 ‘미생물의 바다’ 속에서 살아가므로 미생물 병원체의 감염을 피할 수 없다.

그동안 인류는 '미생물 병원체의 박멸’ 을 목표로 끊임없이 전쟁올 해 왔다.

하지만 인간은 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

미생물의 정보 전달 능력은 인간이 상상할 수조차 없이 빠르다.

그들은 숙주인 인간의 몸 속에 살면서 약을 투입하여 죽이려고 하면 그 사실을 알고 재 빨리 다른 곳으로 옮겨가 새로운 집올 짓는 것이다.

그리고 생존을 위해 항생 물질에 내성을 가진 더욱 강력한 종으로, 병마로 진화해서 더 큰 병을 몰고 와 보복을 한다.

 

교묘한 돌연 변이와 혁신의 재주를 갖고서 마치 심술을 부리듯 다시 일을 저지르는 것이다.

설사 인간이 미생물 병원체를 박멸할 수 있다 해도 그것은 생명계의 질서를 파괴하는 결과를 가져 온다.

그러므로 결국 미생물과 인간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진화[공진화共進化]하는 쪽으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다.

 

증산 상제님께서는 다가오는 병난의 대세에 사는 길을 이렇게 말씀하셨다.
● “앞으로 세상이 병란(病亂)으로 한번 뒤집어지느니라.” 하시고
“장차 이름 모를 온갖 병이 다 들어오는데, 병겁(病劫)이 돌기 전에 단독(丹毒)과 시두(時痘)가 먼저 들어오느니라.
시두의 때를 당하면 태을주를 읽어야 살 수 있느니라.” (道典11:264) 
『생존의 비밀』 <2>

전염병 대유행-스페인독감①

생존의 비밀

세계에 공포의 전염병 대유행이 다가온다.

역사에는 전염병의 대란이 주기적으로 있어 왔다.

수많은 사람의 생사가 엇갈리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그 토대 위에 새로운 문명을 열었다.
머지않아 인류가 지금 앓고 있는 질병을 넘어 이름도 원인도 전혀 알 수 없는 새로운 차원의 질병대란이 몰려온다.
그 병란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2009년 4월 말, 멕시코에서 갑자기 발발한 신종플루는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확산되어 두 달 만에 대유행 [pandemic]으로 선포되었다.

신종플루는 인류 문명사에서 주기적으로 찾아온 인플루엔자의 변종이다.

신종플루는 온갖 추측을 불러일으키며 지구촌 전역으로 퍼져서 인류를 불안에 빠뜨렸고, 미처 백신을 확보하지 못했던 여러 나라 정부는 한동안 늑장 대응이라는 비난을 받아야 했다.

과거 스페인독감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 속에 늦가을로 접어든 10월 24일, 미국은 감염자 수백만 명에 사망자가 천 명이 넘어서자 급기야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12월에는 감염자 5천만 명에 사망자가 1만 명을 넘어섰다.

전 세계적으로 치사율은 0.01 퍼센트 밖에 안 되지만, 제때에 치료를 받지 못해 합병증이 오면 치명적이기 때문에 경계를 늦출수가 없었던 것이다.

 

의학이 고도로 발달한 21세기에도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변이를 하며 인간의 삶 속에 파고들고 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전염병 대유행이 주기적으로 찾아오며, 지구촌은 이미 그 주기에 들어서 있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경고했다.

 

2002년 11월, 중국 광동성에서 사스SARS(중중 급성 호흡기 중후군)가 발생했다.

처음에 중국은 자국의 경제 이익 때문에 발병 상황을 숨겼다.

그러다가 이듬해 2월 말, 홍콩에서 발병하여 불과 며칠 만에 전 세계로 퍼져 나가고, 4월에 북경에서 환자가 급증하자 공식적으로 발표를 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사스는 30여 개 나라로 퍼져 8,400여 명이 감염되고 그 중 916명이 사망하였다.

 

그때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사스는 다만 리허설일 뿐’ , 장차 이름 모를 괴질 (누구도 그 원인을 알 수 없는 괴이한 병)이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한민국 질병관리본부 권준욱 방역과장"앞으로 훨씬 강력한 파괴력을 가진 전염병이 닥쳐올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입니다”라고 하면서, “앞으로 한두 개가 아닐 원인 모를 전염병들을 ‘괴질 I,괴질 Ⅱ...’로 이름 지을 수도 없고”라며 괴로운 심정을 토로하였다.

 

증산상제님께서는 앞으로 다가오는 초급성 괴질병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셨다.

● 이 뒤에 괴질병(怪疾病)이 엄습하여 온 세계를 덮으리니
자던 사람은 누운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죽고, 앉은 자는 그 자리를 옮기지 못하고 죽고, 행인은 길 위에 엎어져 죽을 때가 있을지니 지척이 곧 천리니라. (道典7:31)
● 내가 천지공사를 맡아봄으로부터 이 땅의 모든 큰 겁재를 물리쳤으나 오직 병겁만은 그대로 두고 너희들에게 의통을 붙여 주리라.
멀리 있는 진귀한 약품을 중히 여기지 말고 순전한 마음으로 의통을 알아 두라. 몸 돌이킬 겨를이 없고 홍수 밀리듯 하리라(道典7:30)
 
사스가 진정될 즈음인 2003년 말에는 치사율 60퍼센트에 이르는 치명적인 조류 인플루엔자 H5N1(조류독감)가 발생하였다.

이 조류 인플루엔자는 발생 이후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변종에 변종을 거듭하여 간혹 인간 사이에 감염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다행히 크게 확산되지는 않았다. (발생 후 6년간 약 270여 명 사망)

 

당시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 고 이종욱 박사는 “이 세계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건강 위협은 조류 인플루엔자다. 지금도 바이러스의 변종이 무섭게 이루어지고 있다.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공기를 통해 인간에서 인간으로 전염되는 변종이 되는 것은 오직 시간 문제일 뿐이다”라고 경고하면서, “대유행은 필연적이고 불가피하다”고 하였다.

그리고 변종이 출현하여 대유행으로 확산될 경우 1억 명 이상이 사망할지도 모른다며,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할 것을 강력하게 호소하였다.

전문가들이 우려했던 대로 2009년에 괴질이 발생하였다.

신종플루라고 이름 붙여진 이 변종 바이러스는 돼지 ,인간, 조류에 기생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돼지의 몸에서 유전적으로 뒤섞여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전문가들이 신종플루에 대해 긴장을 늦추지 못했던 까닭은 이 신종플루가 지난 20세기 초, 최단기간 동안 엄청난 죽음을 몰고 와 전 세계를유행 경악케 했던 스페인독감과 같은 유형 [H1N1] 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스페인독감이 맨 처음 어디서 왔는지, 어떻게 해서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발전했는지, 아직까지도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1914년에 발발한 제 1차 세계대전이 전 유럽을 휩쓸던 1918년 초, 프랑스 국경과 닿아 있는 스페인 북부 해안 마을, 산세바스티안에 독감이 찾아왔다.

전염 경로는 분명치 않지만 독감은 거의 동시에 군인들에게로 옮겨졌다.

그리고 3월이 되자 독감은 유럽으로 이동하는 미군부대에 도착하였고, 프랑스에 주둔한 미군 병사들이 독감으로 앓아눕기 시작했다.

이후 스페인에서는 국왕을 비롯하여 800만 명이 독감에 걸렸으며 영국 등 유럽 여러 나라와 미국,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까지도 병이 확산되었다.

그때 사람들은 이 독감을 '3일 열병’이라 불렀다.

사나흘 정도 열이 펄펄 끓고 얼굴이 붉게 변하며 온몸의 뼈가 욱신거리고 머리가 부서질 듯 아프다가 땀을 흠뻑 홀리고 나면 가라앉았기 때문이다.

전염성은 매우 강했지만 여느 독감과 크게 다를 바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다 어느 샌가 모습을 감추었는데 이해 8월, 초가을로 접어들자마자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켜 다시 나타났다.

이때는 이미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독감과 닮은 점이 거의 없는 괴물로 변해 있었다.

 

다시 등장한 스페인독감은 마치 복수의 화신처럼 인도, 동남아, 일본, 중국, 카리브해의 상당 부분, 미국, 중남미 둥지에서 대규모 사망자를 냈다.

그 치사율이 일반 독감의 250배가 넘었다.

인류는 이제껏 듣지도 보지도 못한 새 바이러스의 공격에 너무도 무력하게 쓰러졌다.

일찍이 다른 어떤 전염병이나 전쟁, 기아도 이렇게 짧은 기간 동안 그토록 많은 사람을 죽인 예는 없었다.

 

스페인독감은 20세기에 창궐한 각종 전염병들이 명함을 내밀기도 어려울 정도로 참혹한 영향을 끼쳤다.

말 그대로 아비규환, 가정은 파괴되고 아이들은 고아가 되었다.

독감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얼마나 끔찍했는지, 그 이야기를 입에 담는 것조차 꺼려했다.

 

스페인독감에 감염된 사람은 전 세계 인구(18억 명)의 30퍼센트 정도이고, 사망자는 대략 5천만에서 1억 명이었다. (인도에서만 2천만
명이 사망하였다)

1차 세계대전에서 전쟁으로 죽은 사람 수보다 10배나 많은 사람들이 독감으로 목숨을 잃은 것이다.

1918년 9월, 미군 기지에 근무하던 한 의사의 편지 내용을 통해서 우리는 당시의 참상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데번스 기지는 약 5만 명의 병사를 수용하고 있었네.

독감은 4주 전에 기지에 들어왔네. 어찌나 빨리 퍼지는지 병사들의 사기가 엉망이 되고 독감 때문에 정규 훈련이 금지되었네.

병원으로 실려 온 병사들의 중세는 빠르게 폐렴으로 발전했는데, 그렇게 심한 폐렴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네.

폐렴 소견을 낸 2시간 뒤면 벌써 광대뼈 부위에 적갈색 반점이 보이고 몇 시간 후에는 귀에서부터 온 얼굴에 청색증이 나타나 백인과 흑인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였네.
죽음은 단 몇 시간 만에 찾아오네.

환자들은 숨을 헐떡거리다가 숨이 막혀 질식해 버린다네.

불쌍한 병사들이 파리처럼 죽어 나가는 것은 눈 뜨고 보지 못할 참상이야.

하루 평균 백 명이 죽어 나가는데도 질병의 기세는 꺾일 줄을 모른다네.」

 

스페인독감은 군대의 전투력을 무력화시켰으며, 이 때문에 미국의 윌슨 대통령도 서둘러 전쟁을 종결시키고자 했다.

스페인독감이 다시 대규모로 창궐한 지 2〜3개월 후인 1918년 11월 11일, 제1차 세계대전은 막을 내렸다.

 

전염병이 전쟁의 종결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이다.

전쟁으로 피폐해져 있을 때 찾아와 전 세계를 휩쓸던 스페인독감은 신기하게도 전쟁이 끝난 뒤 차츰 자취를 감추었다.

이와 같이 전염병은 한시대를 종식하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손길로 작용을 하였다. 『생존의 비밀』<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