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만큼 보인다

동학에서 전한 상제님 강세 소식⑰

생존의 비밀

동학東學에서 전한 상제님 강세 소식

 

동아시아에 서구 문물이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동서 문명이 본격적으로 충돌하던 19세기, 동방에 위치한 조선왕조는 안으로 무능한 조정과 벼슬아치들의 횡포, 잦은 자연 재해, 그리고 밖으로는 기독교를 앞세운 서양 제국주의 세력의 위협 때문에 크나큰 위기를 맞고 있었다.

 

이렇듯 암울한 시대에 동방의 조선 경상도 땅 몰락한 선비 집안에서 한 인물이 태어났다.

이분이 바로 수운 최제우이다.

수운은 어려서부터 세상에 아무런 희망이 없음에 방황하다가, 이 시대 민중에게 빛을 열어 주는 ‘새로운 도를 일으키겠다’는 서원을 세웠다.

구도 생활에 매진하던 수운은 1859년 10월에 다시 발심을 하고 경주 용담정에 들어가면서 ‘천주를 친견하기 전에는 세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생사를 걸고 기도에 정진하였다.

 

이듬해 37세 되던 1860년 음력 4월 5일, 날마다 세 번씩 청수를 올리며 일심으로 기도하던 수운은 마침내 지존하신 천주님으로부터 성령으로 도통과 천명天命을 받았다.

수운이 기도를 올린 천주님은 누구신가?

‘천주’는 ‘하늘의 주인’ 이란 뜻이다.

수운의 기도를 받으신 그 천주님이 성령으로 나타나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두려워 말고 겁내지 말라. 세상 사람들이 나를 상제上帝라 이르거늘 너는 어찌 상제를 모르느냐 .曰 勿懼勿恐하라. 世人이 上帝어늘 汝不知上帝耶아.(『동경대전』 「포덕문」)

 

천주님이 “나는 상제다”라고 하셨다.
‘나는 예로부터 세상에서 받들어 온 상제다.’


이것은 기독교에서 말하는 천주, 천지의 주인, 온 우주의 통치자가 상제다’, ‘내가 바로 그 상제다’라는 말씀이다.

서양 기독교에서 모시는 천주님과 예로부터 동방 문화에서 하나님으로 불러 온 상제님이 같은 분이라는 것이다.

하늘도 하나요, 땅도 하나다.

그렇듯이 ‘천지의 주인’ 은 한 분’ 이며, 그분이 상제님이라는 말씀이다.

 

동서양 성자들이 말하는 하나님이 만일 서로 다른 분이라면 인류에게는 아무런 희망이 없다.

각기 다른 교리로 다른 구원의 법방을 고집하고 있는데 어떻게 인류 보편의 구원이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이때 상제님은 “너는 어찌 상제를 모르느냐?” 고 수운을 꾸짖으셨다.

이것은 비단 수운뿐만이 아니라, 진리의 까막눈이 되어 상제님이 천지의 원 주인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는 지상의 모든 인간을 꾸짖으시는 말씀일 것이다.

 

수운이 전한 구원의 최종 결론은 다음의 '한 소식’에 들어 있다.

•유도 불도 누천년에 운이 역시 다했던가(『용담유사』 「교훈가」)
•무극대도 닦아내니 ‘오만 년지 운수’ 로다.(『용담유사』「용담가」)

 

본래 종교의 주요 기능 가운데 하나가 인간의 마음과 영혼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다.

지난날 기성 종교들도 나름대로 인류의 삶과 영적 구원에 헌신해 왔다.

그러나 그들의 가르침은 3년 괴질의 병란 개벽으로 인류 역사가 완전히 새롭게 된다는 것은 전하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가르침으로는 앞으로 올 질병대란을 다스릴 수 없다는 것이다.

수운은 이 괴질과 함께 오는 ‘다시 개벽’ 이 오직 무극대도로써만 극복이 가능하다고 하였다.

무극대도란 조화가 무궁한 천주님, 즉 상제님의 도법을 말한다.

수운의 메시지에는 ‘상제님의 도법을 잘 닦으면 구원을 받아 5만 년 새 운수 속에서 살 수 있다’는 희망의 소식이 담겨있다.

 

그러면 상제님께서 수운에게 내려 주신 구원의 가르침은 무엇이었을까?

상제님은 수운에게 ‘주문呪文을 받으라! 천하창생을 이것으로 가르쳐라!, 하고 명하시며 시천주侍天主 주문을 내려 주셨다.

 

상제님의 구원의 가르침은 이 ‘시천주’에 핵심이 들어 있다.

‘시천주’의 시侍는 ‘모실 시’ 자로서 ‘시천주’ 란 ‘인간으로 오시는 천지의 주인, 곧 상제님을 모셔야 한다’ 는 뜻이다.

상제님이 인간으로 오신다!

바로 ‘성자들을 내려 보낸 우주의 원 주인[천주]이 오신다, 그분을 잘 모시면 질병대란에서 구원을 받는다’ 는 것이다.

 

동방 문화에서는 그 하늘의 주인, 우주의 통치자, 우주의 경영자, 우주의 주권자, 그분을 한자어로 상제上帝님이라고 했다.

불교에서 말한 도솔천의 천주, 기독교에서 말한 아버지 하나님, 도교와 유교에서 말한 상제님, 이분을 아울러 한마디로 상제님이라고 한 것이다.

 

앞으로 상제님께서 직접 인간으로 오시는, 온 인류가 천주를 모시는 새 문명 시대가 열린다는 것, 이것이 ‘시천주’의 핵심 메시지이다.
그리고 ‘시천주조화정’은 동학이 인류에게 전한 가장 위대한 희망과 구원의 소식이다.

이것은 ‘지극한 정성을 잠시라도 잃지 않고 인간으로 오시는 천주님을 잘 모시면 조화가 열린다(내린다)’는 뜻이다.


‘조화가 열린다’는 것은 첫째, 전 인류를 쓸어 내는 대병란이 세계를 덮치면서 동시에 새 세상이 열리는 개벽 상황에서 상제님의 조화권을 전수 받아 구원올 받는다는 것이다.

둘째, 이 세상진리에 대한 의혹이 완전히 풀린다, 곧 경험을 통해서 얻어지는 세상의 지식[상대지,relative knowledge]을 넘어서서 모든 것을 다 아는 만사지萬事知[절대지,absolute knowledge]의 은혜를 받는다는 것이다.

만사지는 나와 우주가 하나가 됨으로써 아는 하나님의 지식이다.

이것이 바로 동학이 선언한 본래 메시지이다.

 

그런데 3대 교주 손병희에 이르러 동학이 천도교天道敎로 바뀌면서 ‘시천주(인간으로 오시는 천주님을 모셔라!)’ 는 없어지고 ‘사람이 곧 하늘이다’라는 인내천이 자리하게 되었다.

이렇게 동방 땅에 인간으로 오시는 천지의 참 주인, 상제님을 극진히 모셔야한다는 ‘시천주’의 주제가 사라져서 결국 그 주인공인 상제님을 잃어버리고 동학의 본래 사명도 왜곡되어 버렸다.

 

이러한 성인들의 본래 천주님에 대한 깨달음의 문제는 시간이 흐르면서 스승보다 깨달음이 약한 후세의 제자들과 성직자들에 의해 동서양을 막론하고 공히 역사속에서 왜곡되어 전해졌다.

기독교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주의 날이 밤의 도적같이 임할 줄을 너희 자신이 자세히 앎이라. (데살로니가전서 5장 2절)


•“내가 도적같이 이르리니 어느 시에 네게 임할는지 네가 알지 못하리라” (계시록3:3)


•그러나 주의 날이 도적같이 오리니 그 날에는 하늘이 큰 소리로 떠나가고 체질이 뜨거운 불에 풀어지고 땅과 그 중에 있는 모든 일이 드러나리로다. (베드로후서3장10절)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다 천국에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
그 날에 많은 사람이 나더러 이르되 주여! 주여! 우리가 주의 이름으로 선지자 노릇하며 주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며 주의 이름으로 많은 권능을 행하지 아니하였나이까? 하리니
그 때에 내가 그들에게 밝히 말하되 내가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하니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떠나가라 하리라. (마7:21-23)

 

마침내 동방의 조선에서 동학을 창도한 최제우에 의해 천주님의 조선 땅 강세가 선포되었다.

그리고 1871년 증산상제님의 강세로 그 성약이 이루어졌다.

2천여 년 전 예수와 사도 요한에 의해서도 같은 메시지가 선포되었다.

시대를 달리한 동서양의 이 두 사건은 상제님의 강세에 의해 결실을 보게 된다. 『생존의 비밀』<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