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만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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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상상할 줄 아는 뇌, 뇌섹남
  2. 인체의 신비-내 안의? 뇌안의? 뇌를 디자인해보자

상상할 줄 아는 뇌, 뇌섹남

힐링이 필요해

상상할 줄 아는 뇌, 뇌섹남을 만들다


뇌는 생명유지를 위한 컨트롤 타워

요즘은 잘생긴 남자도 근육질의 남자도 아닌 ‘뇌섹남’이 대세다. 뇌가 섹시한 남자의 줄임말인 뇌섹남은 확고한 자신의 색깔로 잘못된 세상에 문제를 제기하는 남자를 의미하는 말로 쓰인다고 한다. 뇌에 대한 우리의 일반적 시각은 복잡한 미지의 세계로 가득 차 있는 신비로운 영역이라는 관념과 통해 있다. 인종과 성별 등만 다를 뿐 모두가 같은 모습의 인체 구조를 바탕으로 한 채, 머리 속에 숨어있는 뇌의 정체를 그려보고 분석하느라 열심인 모양새다.

뇌의 영역으로 본 사람은 어떤 모습일까?

아무래도 이 모습은 섹시하곤 거리가 멀어 보인다. 인류학자들은 직립보행을 하고 손을 사용하게 되면서 뇌가 급속도로 발달했다고 하는데 손이 다른 부위보다 매우 큰 것을 보면 확실히 근거가 있는 주장인 것 같다. 그 다음으로는 발성에 관계하는 부분이 크다. 혀, 입술, 얼굴근육 등 메세지를 주고 받는 의사소통에 필요한 감각운동기관을 담당하는 뇌부위가 매우 큰 것을 알 수 있다. 뇌는 생명유지를 위한 컨트롤 타워의 중요한 역할도 하지만, 이는 다른 고등동물도 마찬가지다. 아무래도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것은 생각을 표현하는 저 커다란 입과 혀와 관련이 깊은 듯하다.

머릿속에 우주가 들어있다

독자 여러분은 이 글을 읽는 동시에 활자에서 의미를 끄집어내고 기억과 추론을 통해 정보를 분석했다. 세상에서 가장 정교한 정보처리시스템인 두뇌는 매순간 이런 기적을 행하기 위해 길이가 몇백 킬로미터나 되는 회로로 전기를 보낸다. 이 회로를 이루는 작은 세포를 뉴런neuron이라 부르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이런 기적을 행하고 있는 뉴런은 수천 개가 모여도 이 문장 끝의 마침표보다 작다.

우리 은하의 별의 숫자는 약 1천억 개, 상상하기 힘든 숫자이다. 그런데 인간은 머릿속에 이 큰 수를 품고 있다. 거기다 뉴런의 시녀(?) 역할을 하는 교세포까지 포함한다면 뇌세포의 수는 자그마치 1조 개나 된다. 머릿속에 우주가 들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뇌에서 더 중요한 것은 신경세포 사이의 연결 즉 시냅스synapse다. 뇌의 가장 바깥쪽에 해당되는 신피질에는 약 200억 개의 신경세포가 있다. 평균 7000개씩 다른 신경세포와 연결되어 있으니, 대뇌 전체로 보면 약 150조 개의 시냅스가 있다. 학습과 기억을 담당하는 중요한 부위인 해마의 신경세포는 적어도 25,000개의 시냅스를 이룬다고 하니, 계산이 서질 않는다. 만약 뉴런 사이의 신경전달 과정이 한 개의 전구를 ‘딸칵’ 켠 것이라 가정한다면, 아마 우리 뇌는 저 은하의 중심만큼이나 밝고 환한 빛을 내고 있을 거라고 상상해 본다.


뇌의 100% 사용은 가능한가

뇌의 신비를 밝히는 분야를 뇌과학(Neuroscience)이라고 한다. 물론 의학과 심리학, 여러 응용과학분야에서도 뇌의 구조와 기능에 대해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뇌는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고, 인류의 마지막 탐구영역이라고까지 말하는 사람도 있다.

 

뇌는 낯선 자극이 들어오거나 새로운 것을 익힐 때 많은 부분이 활성화된다. 기능성 자기공명촬영(functional-MRI)으로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데, 특정 과업을 처리할 때 뇌에서 혈류량이 많은 곳, 즉 산소의 소비가 많은 곳을 추적해 영상으로 보여준다. 그런데 뇌는 같은 실험을 반복할수록 활성화되는 범위가 줄어들고 어떤 특정 영역으로 고정된다. 이는 뇌가 학습을 거듭할수록 점차 자동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뇌를 100% 사용하지 않는 것은 구조적인 문제가 아니라, 효율성의 문제다. 결국 현실적 삶이 직면해 있는 문명과 환경의 카테고리 속에서, 인간의 뇌는 스스로를 규정짓고 적응하며 생존해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뇌는 한번에 전체 뉴런의 2% 이상을 동시에 활용하지 못하는데, 그 이상을 쓰면 몸속에서 공급되는 포도당을 너무나 빨리 소진해 버려서 실신하고 만다. 그러니 보통 사람들은 뇌의 10%밖에 사용하지 못한다는 말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말이다. 아마도 인간 뇌의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부각하고자 한 것이 오해를 불러온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 한순간에 뇌를 100% 쓰는 것은 SF의 소재는 되겠지만 실제 필요성과 가능성은 좀 더 고민해볼 문제다. 어쩌면 모든 조건이 충족된다면 영화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으란 법은 없으니까, 어쨌든 뇌는 아직 신비의 영역이다.

 
인간의 뇌가 위대한 이유

그럼 사람의 뇌가 다른 동물의 그것과 다른 절대적인 차이는 무엇일까? 선학들이 쌓은 연구를 등에 업고 겁 없이 단언한다면 그것은 단연코 ‘상징추론’ 능력이라 말할 수 있다. 말하고 쓰는 능력, 수학적으로 추론하는 능력 이 모든 것은 상징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경험과 이성을 토대로 쌓은 지식의 유산을 후대에 물려줄 수 있는 것도 이 상징추론 능력 덕분이다. 존 메디나는 ‘상징추론과 문화를 생성하는 능력 사이에는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지적인 과정이 존재한다, 지구상에 인간 말고는 어떤 생물도 그런 능력이 없다.’고 단언했다.

 

원방각의 추상적인 도형으로 천지인의 깨달음을 후세에 전할 수 있는 능력, 또한 그것을 보고 하늘의 의미를 떠올리거나 땅의 정신을 이해하는 능력, 이보다 더 위대한 뇌의 기능이 있을까? 상상할 수 있는 뇌, 그렇기 때문에라도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다를 수밖에 없고, 영적인 존재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말초적 자극에 환호하는 뇌보다는 이런 영적인 뇌, 깨달음의 뇌가 훨씬 더 섹시하다. 논리정연하고 유머러스한 달변가보다 어눌하더라도 깨달음의 한마디를 진심으로 전할 줄 아는 그 사람이 더 섹시하다.

거시적 근본을 향한 진리탐구

“어떤 뇌세포가 파괴되었으니 어떤 장애가 있을 것인지에 대한 근본, 어떤 뇌신경이 마비가 되었으니 어떤 음소의 발음이 어려울 것이라는 근본, 이런 미시적 근본을 넘어서서 늘 한 방향으로 목적을 같이하는 거시적 근본을 나는 오늘 꿈꾼다.” 작고하신 대학 은사님의 책 서문의 일부이다. 한 학생이 “왜 이 어려운 용어와 평생 쓰이지도 않을지 모르는 뼈 한 조각의 이름을 외워야 합니까” 라고 물으니, 이와 같이 답하셨다. “근본을 알기 위해서.”

 

필자는 이 거시적 근본이 학문의 범위를 넘은 그곳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뇌과학이 그토록 인간 뇌의 신비를 밝히려는 이유는 인간의 존재 이유, 삶의 가치를 알고자 하는 진리탐구와 그 궤를 같이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과학은 좀더 종교와 가까워지고, 종교는 좀더 과학과 친근해질 필요가 있다. 사실 우리 뇌가 꼭 그 모양으로 생겨먹었다. 생긴 대로 산다는 말에서 앞에 ‘뇌가’ 생긴 대로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 듯한데, 인간의 뇌는 좌뇌와 우뇌가 뇌량이라는 가교로 연결되어 있다. 완전히 분리된 이성의 뇌와 감성의 뇌 사이에 다리가 놓인 꼴이다.


또 하나의 뇌, 집단지성 인터넷
이번 기사를 쓰기 위해 고향에 내려가 먼지가 소복이 쌓인 연구자료를 찾았다. 당시에는 참 구하기 어려웠던 원서와 거금의 학비를 들여 배웠던 것들이었기에 보물단지가 되어줄 거라고 잔뜩 기대했다. 하지만 웬걸, 기대는 무참히 무너졌다. 10년 전 보물처럼 모은 정보의 양이란 것은 빅데이터 시대의 지금에 비하면 그야말로 벼룩의 발가락에 낀 때보다 작다는 충격적인 사실에 허무함만 느꼈다. 인터넷은 70억 인류의 공통 브레인이다. 이제 몇 개의 키워드만으로도 필요한 ‘정보’는 얼마든지 구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박사는 “지식권력이 더 이상 대학에 있지 않다. 정보가 부족한 시대가 아니다, 다양한 방식의 편집이 가능한 지식편집의 시대다.”고 했다. 오! 이런 뇌섹남 같으니, 이런 지적 통찰을 쏟아낼 줄 아는 뇌가 너무 부럽다.

인체의 신비-내 안의? 뇌안의? 뇌를 디자인해보자

힐링이 필요해

인체의 신비 - 내 안의? 뇌안의? 적절한 균형 뇌를 디자인해보자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태어난 순간부터 계속해서 뇌세포는 줄어든다던지, 꿀밤을 맞으면 뇌세포가 죽는다던지, 유년기에 측정한 IQ가 성년까지 변함이 없다는 웃지 못할 속설이 의외로 상식처럼 알려져 있다. 나이가 들면 지레 건망증을 걱정하고, 기억력이 떨어진다고 배우는 것을 포기하지 않으시는지? 식생활과 육체의 웰빙well-being을 이야기하는데, 혹시 뇌도 웰빙하게 가꿀 순 없을까?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머릿속에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 글을 읽는 순간에도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이고, 신경회로가 생겨나거나 더욱 강화된다. 나의 뇌를 내가 디자인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뇌의 가소성可塑性을 주제로 그간의 뇌에 대한 오해를 벗겨보자.

 

뇌가 지닌 유연한 적응능력, 가소성

이야기 하나, 정열적으로 일하다 퇴직한 한 남성이 이후 10년 사이에 급작스럽게 늙은 자신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문득 자신 앞에 지난날 인생만큼이나 남은 인생이 많다는 사실을 깨우친 그는 다시 ‘배우기’를 시작했다. 나이를 잊은 그는 이제 스페인어를 배우고 있다.

 

둘, ‘習(익힐 습)’이란 글자는 새가 날개 짓을 수없이 반복한다는 의미이다. 많은 반복과 연관되는 개념 중 습관과 중독의 구조적인 차이가 있을까? 새해가 되면 많은 흡연자들이 금연을 계획한다. 올해는 정부가 담뱃값까지 인상했는데, 어느덧 5개월의 시간이 흐른 현재에도 흡연율은 여전하다고 한다. 좋은 습관이 인생을 바꾼다는 말이 있지만 그 습관이란 길들이기가 참 힘들다. 더욱이 중독을 끊고 좋은 습관을 들여야 하는 금주, 금연은 오죽할까?

 

셋, 아내가 한 남자와 호텔에 들어가는 모습을 본 두 남자가 있다. 한 사람은 고객과 중요한 미팅으로 호텔식당으로 갔다고 생각한다. 또 한 남자는 외도를 의심하고 자꾸만 떠오르는 부적절한 생각으로 괴로워한다. 도대체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 걸까?

 

예를 든다면 끝이 없을 것 같다. 서로 상관없을 법한 이 이야기가 사실 모두 ‘뇌의 가소성’과 관련이 깊다. 본래 ‘가소성可塑性’이라는 말은 외부의 힘에 의해 고체에 변형이 일어났는데 그 외부 힘을 제거한 후에도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고 변형된 그대로 남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 개념이 뇌 신경계 연구에 쓰이면서 뇌의 가소성(Brain Plasticity)이란 말이 생겨났는데, 이는 뇌세포나 뇌 부위가 학습이나 환경에 따라 변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즉 학습이나 기억에 있어 비교적 짧은 기간의 사이에 가해진 자극에 의해 뇌에 장기적 변화가 일어나서 그 자극이 없어진 후에도 변화가 지속되는 ‘뇌기능의 유연한 적응능력(adaptive capacity)’을 표현하는 용어이다. 이는 뇌손상을 입은 환자에게 재활의 가능성을 열어 주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또한 뇌의 가소성은 무뎌져가는 기억력으로 고민하는 어르신들께,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학생들과 초심자에게도, 그리고 이제 중년으로 접어든 필자에게도 무척 고마운 소식이다. 이번 주제가 각성과 희망의 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실 뇌의 가소성이 이 분야의 일반론으로 자리를 잡은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뇌손상 환자의 언어재활이 전공분야였던 필자는 신경심리학에도 소양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 분야 최고 석학이었던 모 교수님께 간곡히 청강을 요청했었다. 허락은 겨우 받았지만 교수님은 한 가지 견해 차이를 분명히 밝히셨다. “자네는 뇌의 가소성을 믿겠지만, 난 그렇지 않아. 재활을 통해 생긴 능력은 새롭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본래 가지고 있었던 능력이 자연스럽게 회복한 것이라고 봐.” 지금도 일부에선 회의적인 시각이 있을 수 있지만, 뇌과학 분야가 발전한 만큼 뇌의 가소성을 증명하는 연구는 이제 너무도 많다.


뇌는 늙지 않는다

『브레인 룰스Brain Rules』의 저자 존 메디나John Medina는 “신생아의 뇌는 ‘조립요망’이란 스티커를 붙이고 나와야 한다.”고 표현했다. 사람의 뇌는 태어날 때 일부만 조립되어 있고, 몇 년이 지나야 온전히 조립이 된다. 아이가 세 살 정도가 되면 뇌의 특정부위에 있는 연결고리가 두세 배 늘어난다. 그리고는 뇌는 가지치기를 하듯 연결고리를 잘라버린다. 이 과정이 사춘기를 겪으며 또 일어난다. 미친 듯이 자란 신경가지들을 잘라내고 다시 어른과 비슷하게 정렬된다. 요약하자면 미운 세 살이 되면 뇌 속에서 엄청난 활동이 일어나고, 무서운 십대가 되면 그보다 더 격렬한 활동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아! 매일 혈압을 올리는 우리 집 꼬맹이들이 왜 그러는지, 사춘기 시절 나는 왜 그랬는지 조금 이해가 된다. 미친 듯이 뻗어나간 신경가지처럼 어느 것 하나 정렬되지 못하고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는 아이들에게 어른은 조금 더 인내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성장과정에서 뇌회로는 계속해서 재편성되고, 평생 동안 뇌 안에서는 변화가 지속된다.

 

얼마 전 서점에서 『뇌는 늙지 않는다』(다니엘 G. 에이멘 저)는 책이 눈에 띄었다. 이 글을 쓰고 있었기 때문에 선택적 주의집중이 된 것이긴 하지만, 제목이 정말 기막히지 않는가! 뇌는 늙지 않는단다. 매일 아침 출근길에 지갑이든 핸드폰이든 열쇠든 꼭 한 가지를 잊고 나가는 건망증 때문에 아내에게 “정말 한결같은 남자”라는 핀잔을 듣는다. 필자만 그런가? 혹시 무언가 배워도 금방 잊어버리고, 설명을 들어도 모르겠고, 배움의 때를 놓쳐버렸다는 상실감에 빠져 본 적은 없으신지? 자! 여기 뒤통수를 번쩍 때리는 연구가 있다.


매너리즘을 극복하라

일본 도쿄대 이케가야 유지池谷裕二 박사는 “뉴런Neuron(신경세포)의 수는 질병에 걸리지 않는 한 평생 동안 변함이 없다. 신경세포 자체는 변함이 없지만 미세한 구조는 계속해서 변화한다.”고 했다. 미국 마이애미 대학에서 어린 토끼와 늙은 토끼에게 각각 새로운 자극을 훈련시켰는데, 역시 어린 토끼가 더 빨리 학습을 했다. 그런데 뇌의 신경세포 수가 변함없다면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 걸까?

 

그 차이는 뇌파의 일종인 세타파(Theta wave)에 있었다. 세타파는 새로운 장소를 탐색하거나 사물에 주의와 흥미를 가질 때 즉 ‘무엇을 하고자 하는 기분’일 때 나온다. 늙은 토끼는 이 세타파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런데 세타파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실험을 했더니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어린 토끼는 변함이 없지만, 늙은 토끼는 시행 횟수 절반 만에 80%의 달성률을 보였다.

 

즉 나이를 먹어도 뇌 자체의 능력은 약해지지 않는다. 뇌의 실체는 젊을 때 그대로이다. 세타파는 주의력, 흥미, 탐구심에 관련되어 있다. 나이를 먹으면 바로 그것이 없어지는 것이다. 이쯤이면 눈치채셨을 것 같다. 맞다, 항상 틀에 박힌 일정한 방식이나 태도를 취함으로써 신선미와 독창성을 잃어버리는 ‘매너리즘mannerism’이 학습의 최대 적이다.

 

이케가야 박사는 나이를 먹으면 기억력이 떨어진다던지, 뇌세포가 준다던지 하는 협박을 이제 멈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굳어진 뇌 회로를 유연하게(가소성이 높게) 하는 좋은 방법이 있다. 익숙했던 것을 달리 생각해보는 것, 나와 다른 생각, 입장에 서보는 것 등이다.

 

뇌의 가소성은 뇌가 손상된 환자의 경우엔 뇌의 다른 영역이 잃어버린 기능을 대신하는 것을 의미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습관을 고치려는 사람에겐 학습과 훈련을 통해 신경회로(시냅스)를 재배열, 강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의지와 반복이라는 도구를 통해 얼마든지 스스로 자신의 뇌를 디자인할 수 있다는 말이다.


뇌를 건강하게 만드는 자기성찰

브로드만Brodmann 뇌지도를 통해 대뇌피질의 각 부위가 특정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보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브로드만의 뇌지도는 대략적인 위치일 뿐이고 사람마다 정확한 뇌지도는 개별적이다. 얼굴이 똑같이 생긴 쌍둥이조차도 차이가 있다. 마찬가지로 뇌의 회로도 사람마다 다르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그것은 저마다 경험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왜 똑같은 상황을 보더라도 사람마다 해석이 다를까? 습관이란 참 무섭다. 경험과 반복을 통해 강화된 신경회로는 새로운 자극에도 무의식간에 처리한다. 만약 아내의 외도를 의심한 남편과,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는 남편의 머릿속을 들여다 볼 수 있다면 그들의 경험과 환경이 똑같은 상황을 어떻게 다르게 처리하는지 차이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의 『이기적 유전자』(1976년)에서 문화의 진화를 설명할 때 등장한 ‘밈meme’이란 용어가 있다. 유전자가 자기복제를 통해 생물학적 정보를 전달하듯, 밈은 모방을 거쳐 뇌에서 뇌로 개인의 생각과 신념을 전달한다. 반면 뇌에는 거울뉴런이라는 ‘모방을 하게 하는 뉴런’이 있는데, 다른 사람의 특정행동을 볼 때 마치 자기가 직접 하는 것처럼 같은 뇌 부위가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이런 ‘거울뉴런’이 인간사회에서 보이는 다양한 모방들에 영향을 끼친다고 하는데, ‘밈’을 설명하는 데 거울뉴런이 중요한 단서가 된다. 끔찍스러운 장면이나 불쾌한 행동을 볼 때 어른들은 본능적으로 아이들의 눈을 가린다. 모방이 일어날까 두렵기 때문이다.

 

사람의 행위와 의식을 뇌 안에서 벌어지는 현상으로만 해석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편적이고 현상론적이라고 비판받을 수 있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반복과 학습으로 강화된 뇌 회로는 새로운 해석을 방해하고, 생각과 행동을 지배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수많은 자기개발 도서들을 들여다보면 ‘나쁜 행동을 줄이고, 좋은 행동을 반복하라’는 지침이 결코 빠지지 않는다. 몸에 습관을 들이라는 말은 뇌에 각인하란 뜻이기도 하다.

 

긴 사설의 요점을 정리하면, 건강하고 젊은 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너리즘’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 또 하나 ‘지속적으로 스스로를 성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가장 뛰어난 중년의 뇌』의 저자 바버라 스트로치Babara Strauch는 어휘, 언어기억, 귀납적 추리, 직관력, 통찰력이 절정에 달하는 뇌는 ‘중년의 뇌’라고 했다. 이제 ‘뇌의 절정기’에 도달한 중년들이여! 배워도 금방 잊어버린다고 주눅 들지 말고 뇌를 유연하게 해보자. 굳어진 뇌 회로를 유연하게 하는 좋은 방법들이 있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기, 익숙한 것과 달리 생각하기, 너무 빨리 판단하지 말기 등등이다. 시간을 내어 잠깐이라도 나를 돌아보는 여유를 가져보는 것이 뇌를 활력있고 유연하게 만드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됨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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