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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 대유행-스페인독감①

생존의 비밀

세계에 공포의 전염병 대유행이 다가온다.

역사에는 전염병의 대란이 주기적으로 있어 왔다.

수많은 사람의 생사가 엇갈리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그 토대 위에 새로운 문명을 열었다.
머지않아 인류가 지금 앓고 있는 질병을 넘어 이름도 원인도 전혀 알 수 없는 새로운 차원의 질병대란이 몰려온다.
그 병란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2009년 4월 말, 멕시코에서 갑자기 발발한 신종플루는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확산되어 두 달 만에 대유행 [pandemic]으로 선포되었다.

신종플루는 인류 문명사에서 주기적으로 찾아온 인플루엔자의 변종이다.

신종플루는 온갖 추측을 불러일으키며 지구촌 전역으로 퍼져서 인류를 불안에 빠뜨렸고, 미처 백신을 확보하지 못했던 여러 나라 정부는 한동안 늑장 대응이라는 비난을 받아야 했다.

과거 스페인독감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 속에 늦가을로 접어든 10월 24일, 미국은 감염자 수백만 명에 사망자가 천 명이 넘어서자 급기야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12월에는 감염자 5천만 명에 사망자가 1만 명을 넘어섰다.

전 세계적으로 치사율은 0.01 퍼센트 밖에 안 되지만, 제때에 치료를 받지 못해 합병증이 오면 치명적이기 때문에 경계를 늦출수가 없었던 것이다.

 

의학이 고도로 발달한 21세기에도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변이를 하며 인간의 삶 속에 파고들고 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전염병 대유행이 주기적으로 찾아오며, 지구촌은 이미 그 주기에 들어서 있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경고했다.

 

2002년 11월, 중국 광동성에서 사스SARS(중중 급성 호흡기 중후군)가 발생했다.

처음에 중국은 자국의 경제 이익 때문에 발병 상황을 숨겼다.

그러다가 이듬해 2월 말, 홍콩에서 발병하여 불과 며칠 만에 전 세계로 퍼져 나가고, 4월에 북경에서 환자가 급증하자 공식적으로 발표를 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사스는 30여 개 나라로 퍼져 8,400여 명이 감염되고 그 중 916명이 사망하였다.

 

그때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사스는 다만 리허설일 뿐’ , 장차 이름 모를 괴질 (누구도 그 원인을 알 수 없는 괴이한 병)이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한민국 질병관리본부 권준욱 방역과장"앞으로 훨씬 강력한 파괴력을 가진 전염병이 닥쳐올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입니다”라고 하면서, “앞으로 한두 개가 아닐 원인 모를 전염병들을 ‘괴질 I,괴질 Ⅱ...’로 이름 지을 수도 없고”라며 괴로운 심정을 토로하였다.

 

증산상제님께서는 앞으로 다가오는 초급성 괴질병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셨다.

● 이 뒤에 괴질병(怪疾病)이 엄습하여 온 세계를 덮으리니
자던 사람은 누운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죽고, 앉은 자는 그 자리를 옮기지 못하고 죽고, 행인은 길 위에 엎어져 죽을 때가 있을지니 지척이 곧 천리니라. (道典7:31)
● 내가 천지공사를 맡아봄으로부터 이 땅의 모든 큰 겁재를 물리쳤으나 오직 병겁만은 그대로 두고 너희들에게 의통을 붙여 주리라.
멀리 있는 진귀한 약품을 중히 여기지 말고 순전한 마음으로 의통을 알아 두라. 몸 돌이킬 겨를이 없고 홍수 밀리듯 하리라(道典7:30)
 
사스가 진정될 즈음인 2003년 말에는 치사율 60퍼센트에 이르는 치명적인 조류 인플루엔자 H5N1(조류독감)가 발생하였다.

이 조류 인플루엔자는 발생 이후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변종에 변종을 거듭하여 간혹 인간 사이에 감염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다행히 크게 확산되지는 않았다. (발생 후 6년간 약 270여 명 사망)

 

당시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 고 이종욱 박사는 “이 세계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건강 위협은 조류 인플루엔자다. 지금도 바이러스의 변종이 무섭게 이루어지고 있다.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공기를 통해 인간에서 인간으로 전염되는 변종이 되는 것은 오직 시간 문제일 뿐이다”라고 경고하면서, “대유행은 필연적이고 불가피하다”고 하였다.

그리고 변종이 출현하여 대유행으로 확산될 경우 1억 명 이상이 사망할지도 모른다며,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할 것을 강력하게 호소하였다.

전문가들이 우려했던 대로 2009년에 괴질이 발생하였다.

신종플루라고 이름 붙여진 이 변종 바이러스는 돼지 ,인간, 조류에 기생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돼지의 몸에서 유전적으로 뒤섞여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전문가들이 신종플루에 대해 긴장을 늦추지 못했던 까닭은 이 신종플루가 지난 20세기 초, 최단기간 동안 엄청난 죽음을 몰고 와 전 세계를유행 경악케 했던 스페인독감과 같은 유형 [H1N1] 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스페인독감이 맨 처음 어디서 왔는지, 어떻게 해서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발전했는지, 아직까지도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1914년에 발발한 제 1차 세계대전이 전 유럽을 휩쓸던 1918년 초, 프랑스 국경과 닿아 있는 스페인 북부 해안 마을, 산세바스티안에 독감이 찾아왔다.

전염 경로는 분명치 않지만 독감은 거의 동시에 군인들에게로 옮겨졌다.

그리고 3월이 되자 독감은 유럽으로 이동하는 미군부대에 도착하였고, 프랑스에 주둔한 미군 병사들이 독감으로 앓아눕기 시작했다.

이후 스페인에서는 국왕을 비롯하여 800만 명이 독감에 걸렸으며 영국 등 유럽 여러 나라와 미국,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까지도 병이 확산되었다.

그때 사람들은 이 독감을 '3일 열병’이라 불렀다.

사나흘 정도 열이 펄펄 끓고 얼굴이 붉게 변하며 온몸의 뼈가 욱신거리고 머리가 부서질 듯 아프다가 땀을 흠뻑 홀리고 나면 가라앉았기 때문이다.

전염성은 매우 강했지만 여느 독감과 크게 다를 바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다 어느 샌가 모습을 감추었는데 이해 8월, 초가을로 접어들자마자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켜 다시 나타났다.

이때는 이미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독감과 닮은 점이 거의 없는 괴물로 변해 있었다.

 

다시 등장한 스페인독감은 마치 복수의 화신처럼 인도, 동남아, 일본, 중국, 카리브해의 상당 부분, 미국, 중남미 둥지에서 대규모 사망자를 냈다.

그 치사율이 일반 독감의 250배가 넘었다.

인류는 이제껏 듣지도 보지도 못한 새 바이러스의 공격에 너무도 무력하게 쓰러졌다.

일찍이 다른 어떤 전염병이나 전쟁, 기아도 이렇게 짧은 기간 동안 그토록 많은 사람을 죽인 예는 없었다.

 

스페인독감은 20세기에 창궐한 각종 전염병들이 명함을 내밀기도 어려울 정도로 참혹한 영향을 끼쳤다.

말 그대로 아비규환, 가정은 파괴되고 아이들은 고아가 되었다.

독감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얼마나 끔찍했는지, 그 이야기를 입에 담는 것조차 꺼려했다.

 

스페인독감에 감염된 사람은 전 세계 인구(18억 명)의 30퍼센트 정도이고, 사망자는 대략 5천만에서 1억 명이었다. (인도에서만 2천만
명이 사망하였다)

1차 세계대전에서 전쟁으로 죽은 사람 수보다 10배나 많은 사람들이 독감으로 목숨을 잃은 것이다.

1918년 9월, 미군 기지에 근무하던 한 의사의 편지 내용을 통해서 우리는 당시의 참상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데번스 기지는 약 5만 명의 병사를 수용하고 있었네.

독감은 4주 전에 기지에 들어왔네. 어찌나 빨리 퍼지는지 병사들의 사기가 엉망이 되고 독감 때문에 정규 훈련이 금지되었네.

병원으로 실려 온 병사들의 중세는 빠르게 폐렴으로 발전했는데, 그렇게 심한 폐렴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네.

폐렴 소견을 낸 2시간 뒤면 벌써 광대뼈 부위에 적갈색 반점이 보이고 몇 시간 후에는 귀에서부터 온 얼굴에 청색증이 나타나 백인과 흑인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였네.
죽음은 단 몇 시간 만에 찾아오네.

환자들은 숨을 헐떡거리다가 숨이 막혀 질식해 버린다네.

불쌍한 병사들이 파리처럼 죽어 나가는 것은 눈 뜨고 보지 못할 참상이야.

하루 평균 백 명이 죽어 나가는데도 질병의 기세는 꺾일 줄을 모른다네.」

 

스페인독감은 군대의 전투력을 무력화시켰으며, 이 때문에 미국의 윌슨 대통령도 서둘러 전쟁을 종결시키고자 했다.

스페인독감이 다시 대규모로 창궐한 지 2〜3개월 후인 1918년 11월 11일, 제1차 세계대전은 막을 내렸다.

 

전염병이 전쟁의 종결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이다.

전쟁으로 피폐해져 있을 때 찾아와 전 세계를 휩쓸던 스페인독감은 신기하게도 전쟁이 끝난 뒤 차츰 자취를 감추었다.

이와 같이 전염병은 한시대를 종식하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손길로 작용을 하였다. 『생존의 비밀』<1>